미국 시장에서 국산 하이브리드 SUV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5년형 하이브리드 소형 SUV 부문에서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가 일본 대표 모델인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Car and Driver가 최근 발표한 순위로, 현지 소비자들의 실질적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평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번 순위는 가격, 연비, 전문가 평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매겨졌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모든 항목에서 코롤라 크로스를 앞서며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SUV로 인정받았다. ‘가성비’와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국산 SUV의 반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이번 1위 선정은 단순한 상품성의 우위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위상 강화를 상징하는 결과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는 미국 기준 시작 가격이 28,385달러로,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29,945달러)보다 약 1,500달러 저렴하다. 단순한 가격 차이뿐 아니라, EPA 기준 연비가 49~53 MPG(miles per gallon, 한국 단위 18.8~20.8km/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반면,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는 42 MPG(17.8km/ℓ)에 그친다. 북미 시장에서 연비와 유지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니로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Car and Driver의 평가 점수 역시 니로가 8.5점, 코롤라 크로스는 7.5점으로, 전문가들의 인식에서도 니로가 우위다. 특히 디자인 완성도, 전반적인 주행 품질, 편의 사양의 구성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매체는 “니로는 작은 SUV의 크기를 갖췄지만, 효율성과 실용성 면에서는 훨씬 큰 차량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반면,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브랜드 인지도와 실내 공간의 여유 측면에서는 여전히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반응성이나 전체적인 주행 다이내믹에서는 니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미국 내 주요 자동차 포럼과 유튜브 리뷰에서도 “토요타는 믿을 수 있지만, 요즘 기아는 그냥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평가 결과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EV6,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부문에서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은 데 이어,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도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멀티 유닛 전략’의 대표 모델로도 평가받는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토요타가 너무 비싸졌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기아는 디자인, 성능, 효율 면에서 균형을 갖춘 모델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니로의 1위 등극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현대기아차 전반의 체질 개선과 시장 이해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및 EV 점유율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믿고 사는 토요타’라는 브랜드 파워를 기아가 실제 성능과 상품성으로 넘어선 사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기아 니로를 필두로 한 국산차의 북미 시장 약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