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자율주행’ 못 쓴다? 한국은 이렇습니다

by 뉴오토포스트

중국, 자동차 광고 규제실시

‘자율주행’ 표현 더는 못 쓴다

한국은 어떻게 될까?

tb_s.jpg 사진 출처 = BYD


지난 5월, 중국 내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 SU7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추돌 후 화재를 일으켜 탑승자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차량이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를 사용 중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중국은 자국 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자율주행’ 관련 용어 사용을 제한하고, 기능 구현 방식까지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강도 높은 조치는 단순한 광고 제한을 넘어,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 명칭, 표현 방식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소비자 오인을 방지하기 위해 ‘자율주행’, ‘스마트 운전’, ‘파일럿’ 등의 용어 자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대신 ‘레벨2 운전자 보조 시스템’처럼 기술적 구분이 명확한 표현만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반대의 분위기다. 여전히 대부분의 국산차 광고에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반자율주행 기능 탑재” 같은 문구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비자 혼란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 아닌데 자율주행? 중국은 표현부터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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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가장 먼저 손본 부분은 ‘광고 표현’이다. 지난 4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모든 자동차 광고에서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레벨2 수준의 ADAS(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등)를 마치 자율주행처럼 포장하는 마케팅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샤오미 SU7 사건 이후, 정부는 “운전자 개입이 필수인 시스템은 절대 자율주행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한 중국은 향후 ‘원페달 드라이빙’과 같은 자율 제동 기술을 제한하고, ADAS 시스템의 OTA(무선 업데이트)도 정부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기술 구현 방식 자체에도 제약을 두고 있다. 한편,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시스템은 여전히 테스트를 허용하지만,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기술이나 베타 테스트는 금지하고 있다. 이는 기술 발전을 멈추지 않되, 안전 기준을 앞세운 ‘통제된 혁신’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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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은 자동차 광고에서 자율주행 관련 표현 사용에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의 제조사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반자율주행’ 등 자극적인 표현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대부분 레벨2 수준의 ADAS 기능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지속적인 조작 개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마치 ‘차가 스스로 달리는 수준’으로 인식하기 쉽다.


이러한 표현 혼란은 소비자 기대와 실제 차량 기능 간 괴리를 낳는다. 특히 자동차 전시장에서 ‘자율주행 된다던데요?’라는 질문이 빈번하게 나올 만큼, 마케팅이 실제 기술 수준을 왜곡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아직 국내에서는 ADAS와 자율주행 시스템 간 구분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표현의 여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표현 규제’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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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도 향후 중국처럼 ‘표현 규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소비자가 기능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표현의 정확성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레벨2 기술에 ‘자율주행’이란 단어가 붙는 순간, 운전자의 책임이 흐려질 수 있고 이는 곧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표현 규제는 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의 진입 단계에서 오해를 막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처럼 초기부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기술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도 지금이 ‘표현의 자유’보다 ‘표현의 책임’이 필요한 시점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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