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는 국산차가 있다. 현대차가 북미 전략형 모델로 선보인 산타크루즈(Santa Cruz)가 그 주인공이다.
산타크루즈는 SUV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크로스오버형 소형 픽업트럭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설계와 실용적인 적재 능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2025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외관 디자인, 인포테인먼트, 안전 사양 등 다방면에서 상품성을 개선했다. 북미 주요 자동차 전문 매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과 비교해 다양한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5년형 산타크루즈는 외관부터 실내, 성능까지 전방위로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XRT 트림은 오프로드 전용 사양을 적용해 시각적·기능적으로 모두 차별화됐다. XRT는 전용 프론트 범퍼와 견인 고리, 오프로드 전용 18인치 휠, 두툼한 올터레인 타이어 등을 장착해 험로 주행에 적합하며, 사륜구동이 기본 적용된다.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의 트레몰로 패키지와 유사한 포지션이지만, 산타크루즈는 보다 세련된 도심 감성과 주행 안정성을 강조한다.
파워트레인은 2.5L 자연흡기(191마력)와 2.5L 터보(281마력)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터보 모델은 311lb-ft의 높은 토크를 기반으로 최대 5,000파운드(약 2.3톤)의 견인력을 제공하며, 이는 소형 픽업 세그먼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는 “정제된 승차감과 도심에 최적화된 차체 크기,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은 이 차가 단순한 ‘작은 트럭’이 아님을 증명한다”며 평점 9점과 함께 ‘에디터스 초이스’로 선정했다.
실내 구성도 SUV 수준의 고급감을 갖췄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로 이어진 일체형 디스플레이는 고급 세단 못지않은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을 제공하며, 무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현대 블루링크, OTA 업데이트, 지문인식 스타트 버튼, 현대페이 등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실내 정숙성 또한 SUV 수준이며, 4피트 길이의 짧은 적재함에는 하드커버와 락커블 인베드 트렁크가 탑재돼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산타크루즈는 현재까지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북미 전용 모델이다. 현대차는 해당 모델의 주 타깃을 미국과 캐나다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픽업트럭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이유로 판매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역수입 문의도 제기되고 있지만, 인증, 보험, 부품 수급 등에서 현실적 장벽이 높은 편이다.
다만 최근 기아가 국내에 선보인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이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캠핑, 차박, 낚시 등 아웃도어 문화 확산과 함께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타스만은 프레임바디 기반의 본격 오프로더이지만, 산타크루즈는 유니바디 구조로 도심 주행과 활용도에 더 적합하다. 두 차량의 포지션이 분명히 갈리는 만큼, 산타크루즈가 국내 시장에서 타스만과는 또 다른 수요층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타스만의 판매 성과에 따라 현대차가 산타크루즈의 국내 도입을 재검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실제 출시로 이어진다면,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도심형 소형 픽업'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