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2층버스가 하나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도 광역버스 노선에 대거 도입되면서 일반 시민의 눈에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 제도가 시행되며, 더욱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2층버스 도입이 의무화되었고, 실제로도 자주 보이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교통 혼잡 해소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게다가 국내에 도입된 대부분의 2층버스는 세계적으로도 안전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조사의 차량들이다. 대표적으로 '신뢰의 볼보'로 불리는 볼보버스가 만든 2층버스가 운행 중이며, 현대차의 역작 일렉시티의 2층버스 모델 또한 운행 중이다. 해당 차량들은 유럽의 까다로운 충돌 테스트 및 국내 교통안전 기준을 모두 통과한 모델이다.
안전 문제, 그늘을 드리우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2층버스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가 2017년부터 2층버스를 도입한 이후, 관련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물론 도입 차량이 늘어난 만큼 사고 발생 건수의 절대적인 증가도 있을 수 있으나, 운행 난이도의 상승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2층버스는 구조적으로 무게중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설계를 지녔다. 아무리 하단부에 배터리 등을 배치해 무게중심을 낮춘다 해도, 기본적으로 좌석이 두 층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단층 버스보다 높은 중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급커브 시 흔들림이 커지거나 전복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건 기술적으로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또한 2층 좌석의 구조적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상층부는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고, 구조적인 제약으로 인해 탈출 경로도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2층 좌석은 위험에 더 노출된 자리”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사고의 원인, 차량보다 사람?
그러나 2층버스 사고의 대부분은 차량 자체의 결함보다는 운전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예를 들어 정차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거나, 터널이나 고가도로 진입 시 높이 제한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 등은 운전자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유형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차량의 안전 설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전자의 숙련도와 안전운전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국내 대형버스 운전자 교육은 법적으로 규정돼 있긴 하지만, 2층버스에 특화된 별도의 교육은 미흡한 실정이다. 2층버스를 처음 운전하는 기사 중 일부는 "차체 감각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거나 "곡선 구간에서는 여전히 부담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한다. 따라서 차량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운행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제안되고 있다.
안전성과 효율성의 균형이 필요하다
2층버스는 분명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다. 혼잡한 출퇴근길에 탑승객 수를 늘릴 수 있고, 한 노선에 투입되는 차량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운영 효율성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시민들이 신뢰하고 탈 수 있는 수준의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기술력이나 차량 성능만을 따지는 것에서 벗어나, 운전자 교육 강화, 사고 발생 시의 매뉴얼 정비, 탑승자 주의 사항 안내 등 종합적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