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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에 일반유 넣으면... 수리비 폭탄 맞을수도 있다

by 뉴오토포스트

수입차에 일반유 넣으면?

노킹 누적돼 엔진 망가질 수도...

보증도 거절? 수리비는 운전자 몫이다

Depositphotos_8945771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주유소에서 '고급휘발유'와 '일반휘발유' 중 무엇을 넣을지 고민한 경험, 수입차 오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수입차를 운행하는 오너라면 '꼭 고급유를 넣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외형은 같아 보여도 가격 차이는 크고, 고급유를 계속 넣기엔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일반유를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선택이 장기적으로 차량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조사가 고급휘발유 사용을 권장한 수입차에 일반휘발유를 장기간 주유하면 심각한 엔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단순한 출력 저하가 아니라, 수백만 원대의 수리비 폭탄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반복되는 미세 노킹, 결국 ‘엔진 망가진다’

Depositphotos_389961506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고급휘발유는 옥탄가가 높은 연료다. 옥탄가는 연료의 '노킹 저항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예열에 강하고 이상폭발을 막는 능력이 좋다. 고성능 수입차의 경우 고압축비와 터보차저가 조합되어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옥탄가가 요구된다.


하지만 일반휘발유(RON 91~92)고급휘발유(RON 95 이상)보다 옥탄가가 낮아, 고급유를 기준으로 설계된 엔진에서 이상연소(노킹)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물론 차량 내부의 ECU(엔진 컨트롤 유닛)는 노킹을 감지해 점화 타이밍을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다.


실제로 반복적인 미세 노킹이 누적되면, 실린더 내부의 고온·고압 충격으로 인해 피스톤, 밸브, 실린더 헤드 등에 피로 손상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 미세한 크랙이 금속 부품에 생기고, 결국은 엔진의 구조적인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간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몇 개월~1년 이상 일반유를 넣었을 경우 점차 문제가 누적된다.


수백만 원 수리비 폭탄 사례도 있다

Depositphotos_389961984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어떤 독일 수입차 차주는 약 5년간 일반휘발유를 주유해 운행했다. 이 차량은 고급휘발유(RON 95 이상)를 권장하는 모델로, 노킹 감지 센서와 ECU 제어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운행 중 이상 진동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났고, 서비스센터에서 확인한 결과 실린더 헤드에 금이 가고, 피스톤 상단이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비는 약 450만 원. 엔진 헤드 교체, 피스톤 부품 수급, 작업 공임까지 포함된 비용이다. 더 큰 문제는 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 보증 수리를 거절했다는 점이다. 메뉴얼에 고급휘발유 권장이 명시되어 있었고, 사용자가 일반휘발유를 주유한 것이 확인돼 “연료 부적합으로 인한 사용자 과실”로 판단되었다.


이 사례는 단순한 예외가 아니다. 다른 수입차 커뮤니티에서도 고급휘발유 미사용으로 인한 출력 저하, 밸브 오염, 점화불량 등 다양한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연료비 절감보다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옥탄가는 ‘지켜야 할 기준’

Depositphotos_478760220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자동차 연료는 단지 '비싼 것', '싼 것'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사가 엔진을 설계할 때 가장 적절한 연료 조건을 바탕으로 모든 부품을 조율해 설계하는 만큼, 권장 옥탄가는 단순한 권장이 아니라 ‘성능 유지와 내구성 보장을 위한 기준’이다.


결국 차량 매뉴얼에서 제시한 권장 옥탄가를 지키는 것이, 단기적인 연료비 절감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더 경제적인 선택이다. 자동차는 연료 하나만으로도 건강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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