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럭셔리 GT 라인업을 대표해온 8시리즈가 단종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018년 부활 이후 6년여간 쿠페, 컨버터블, 그란쿠페, 고성능 M 라인업까지 확장해왔지만, 기대만큼의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BMW는 오는 8월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8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이 모델이 사실상 2세대 8시리즈의 유종의 미를 담당하게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과연 이 특별한 모델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BMW는 왜 이 시점에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일까?
523마력 V8과 더 강한 존재감
BMW는 오는 8월 8일부터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 기간 중, 8시리즈 스페셜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모델은 M850i를 기반으로 하며, 더욱 강력해진 스타일링과 퍼포먼스 업그레이드가 핵심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여전히 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 출력은 523마력이라는 강력한 수치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M850i 대비 더욱 공격적인 바디킷과 전용 컬러, 내부 디테일 변경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이번 에디션이 “현행 8시리즈를 기념하는 특별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일각에서 단종을 기정사실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가 주력 라인업의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하는 경우, 이는 해당 세대 혹은 모델 종료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8시리즈의 부진한 성적표
BMW 8시리즈는 원래 1990년대 초중반까지 존재했던 고급 쿠페 라인업이었지만, 한동안 단종 상태를 이어가다 2018년 20여 년 만에 2세대 모델로 부활했다. 쿠페와 컨버터블, 그란쿠페, 그리고 고성능 버전인 M8까지 다양한 바디 타입과 성능 계열을 갖춘 대형 GT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쿠페 시장 자체가 글로벌 트렌드에서 점차 외면받는 구조였고, 8시리즈는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나 아우디 A7에 비해서도 판매량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 결과, 2026년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BMW 내부에서도 8시리즈의 후속 개발보다는 플래그십 전동화 모델에 집중하겠다는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급 GT 시장 자체가 SUV와 전기차로 빠르게 대체되는 흐름 속에서, 8시리즈는 선택지에서 점차 멀어지는 중이다.
“명예로운 퇴장” 혹은 또 다른 시작?
이번 8시리즈 스페셜 에디션이 과연 정말 마지막 모델이 될지는 BMW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시장과 업계는 이를 단종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모델 자체의 완성도나 성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과는 점점 어긋난 결과다.
반면, BMW가 이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브랜드의 유산을 기념하고, 향후 고급 전기 GT로의 전환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BMW는 이미 ‘뉴 클래스(Neue Klasse)’ 전기차 프로젝트를 통해 쿠페 스타일 전동화 모델을 예고한 바 있다.
8시리즈는 아쉽게 단종될지 모르지만, 그 철학은 미래의 다른 형식으로 계승될 가능성이 높다.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다음 시대를 위한 매듭을 짓는 의미 있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