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본사 앞에서 샤오미 전기 슈퍼 세단 SU7 울트라가 주행 테스트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세계적인 슈퍼카 제조사인 페라리가, 그것도 자국 번호판조차 없는 중국 전기차를 직접 수입해 테스트하는 모습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의미심장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기술적 참고’ 또는 ‘벤치마킹’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SU7 울트라는 이미 세계 주요 서킷에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고성능 전기 세단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이 차가 보여주는 성능은 단순히 중국 전기차의 수준을 넘어, 전통적인 슈퍼카 브랜드들이 지켜오던 기술적 자존심마저 자극하고 있다. 이번 포착 장면은 ‘전기차 시대의 패권 경쟁’이 이제는 가격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순수한 성능과 기술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기술과 성능으로 입증한 샤오미
포착된 SU7 울트라는 고성능 전기차 세단으로서, 3개의 전기 모터가 합산 출력 약 1,526 ~ 1,548마력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1.98초, 최고속도는 359km/h에 달한다. 또한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에서는 양산형 전기차 기준 7분 4.957초의 기록을 세웠으며, 프로토타입은 6분 22초대에 주파해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보다 훨씬 빠르다. 이러한 압도적인 기록은 SU7 울트라가 단지 ‘중국산 전기차’란 낙인을 넘어 전기차 고성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재까지 샤오미 SU7 울트라가 세운 기록은 매우 놀랍다. 뉘르부르크링 4도어 세단 신기록 보유, 청두 톈푸 서킷 최고 기록 달성,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 기록 달성 등 어마무시한 속도로 신기록을 계속해서 세워나가는 중이다. 이러한 빠른 성능에는 배터리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중국 CATL의 ‘Qilin 2.0 배터리’가 탑재된 샤오미의 전기차 SU7은 80% 충전까지 무려 11분 만에 끝낼 수 있는 성능을 가졌다. 이러한 배터리 팩은 고온 상태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장시간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고속 주행 후에도 출력 유지율이 높아 서킷 주행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이 기록의 의미는 단순한 ‘서킷 랩타임’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기존에는 전기차가 배터리 발열, 중량, 지속 주행 성능에서 한계를 드러냈지만, SU7 울트라는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했다. 더불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 잠재력을 입증했다.
단순한 페라리의 호기심인가 전략인가?
페라리는 이번 사례를 통해 단순 경쟁 분석을 넘은 기술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SU7 울트라는 열 관리(thermal management)와 고속 주행 환경에서의 내구성, 플랫폼 안정성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페라리가 자사의 첫 전기차 ‘엘레트리카(Elettrica, 가칭)’의 개발을 앞두고 이 기술을 참고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SU7 울트라가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디자인에 치우쳐 있던 기존 브랜드들이 ‘기술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을 향해 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스파이샷 그 이상의 의미
중국 샤오미가 개발한 SU7 울트라가 페라리 본사에서 테스트 차량으로 포착된 이 사건은 단순한 스파이샷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기술적 패권’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슈퍼카 브랜드조차 중국 전기 세단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연구에 나서는 현실은 전기차 시장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샤오미 SU7 울트라의 등장은 단순히 ‘중국 전기차는 빠르다’는 수준을 넘어,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들조차 관심을 기울일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준 사례이다. 페라리가 향후 해당차를 자신들의 전기차 개발에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EV 슈퍼카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