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내수 시장 재도약을 위해 전략적으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일렉시오(Elexio)’를 전면 투입하며, 현지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전동화 모델로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린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 BYD가 제작한 배터리를 탑재해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은 이달 초 2세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했다. 이 모델은 2025년 1월 국내에 공개된 완전 변경 버전으로, 새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출력 334마력을 발휘하며, 이전 세대 대비 출력이 39마력 높아졌다. 1회 주유 시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어 효율성 또한 크게 향상됐다.
배터리는 BYD가 제작한 최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자랑한다. LFP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낮고 충방전 효율이 뛰어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현대차가 BYD 배터리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부품 조달을 넘어, 현지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BYD는 자국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브랜드 충성도 또한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은 현지 맞춤형 부품 채택은 중국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품질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이어 오는 9월, 중국 전용 전기 SUV ‘일렉시오’를 선보인다. 이 모델은 합작사 베이징현대(BHMC)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첫 중국 특화 전기차다. 배터리는 현지 전기차 강자인 BYD 제품을 채택했고, ‘부를 상징하는 숫자 8’을 램프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세부 요소에서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했다. 외관, 실내, 주행 성향 역시 중국 시장 분석 결과에 맞춰 조정됐다.
특히 내부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급 소재를 적용해, 중국 고급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을 구현했다. 오는 9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현대차는 초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 진입 초기에 빠른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2016년 연간 판매량 114만 대를 기록하며 절정기를 맞았다. 하지만 현지 브랜드 BYD, 지리, 샤오펑 등 토종 메이커의 급성장과 전기차 시장 전환에 밀려 판매가 급감했다.
이번 ‘일렉시오’ 출시는 단순한 신차 투입이 아니라, 현지화된 부품·디자인·브랜드 협력을 총동원한 재도전의 신호탄이다. BYD 배터리 채택과 문화 코드 반영은 그동안 지적받아온 ‘현지 소비자 이해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전문가들은 ‘일렉시오’가 중국 시장에서 흥행할 경우, 현대차의 내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미 현지 전기차 시장은 토종 브랜드가 장악한 상태라 외국계 완성차가 그 틈을 벌리기는 쉽지 않다. 이에 현대차는 현지 문화, 소비 패턴, 주행 환경까지 반영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일렉시오의 성패가 현대차의 중국 전동화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