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는 장거리 이동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러나 일부 승객, 이른바 ‘고속버스 민폐족’들의 무개념 행동 사례는 버스 안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 몇 년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고속버스 민폐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대중교통이라는 점을 망각한 채, 마치 자기 집 거실에서처럼 행동해 주변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장거리 노선 특성상 한 번 출발하면 중간 하차가 어려운 버스에서는 이런 민폐 행동이 더욱 심각하게 체감된다. 다른 승객들이 피해를 호소해도 기사나 승무원이 즉시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깊어지고 있다. 그 결과, 소수의 몰상식한 승객 때문에 다수의 승객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좌석 예절 실종, 불편함을 넘어 싸움으로
가장 자주 목격되는 민폐 행동 중 하나는 좌석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앞좌석을 발로 차거나, 옆자리로 발을 뻗는 행태가 있다. 장시간 운행에서 다리를 쭉 뻗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좁은 공간에서 옆 승객의 다리를 침범하거나 앞좌석 승객을 거슬리게 하는 행동은 배려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이다. 일부 피해 승객들은 기사에게 항의하거나, 버스 안에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사람 좌석에 앉히는 행동도 목격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옆자리에 앉은 승객이 강아지를 강아지 가방이 아닌 빈 좌석에 앉혀놓았다”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다른 승객들은 알레르기 문제나 위생 문제를 우려했지만, 해당 승객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버스 기사도 가방에 넣으라고 얘기했지만 계속 무시하고 안고 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많은 네티즌은 “무개념 무법자가 용감하고 무식하다”, “저럴 거면 자가용을 끌고 와라”, “개가 개를 키우는구나”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은 좋지만,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타인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분명 민폐에 해당한다.
좌석 리클라이닝 문제부터 통화 빌런까지…
좌석 리클라이닝 문제도 빠질 수 없다. 프리미엄 버스 등 넓은 좌석이 아닌 일반 버스의 경우, 뒷자석 승객의 동의 없이 등받이를 끝까지 젖히는 행동은 뒤에 앉은 사람의 무릎 공간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 이 행동이 반복되면, 뒤 승객은 제대로 앉아 있기도 힘들다. 물론 리클라이닝 기능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뒷사람과의 배려와 상호 조율이 필요하다.
또한, 장시간 큰 소리로 통화를 하거나 영상·음악을 이어폰 없이 재생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좁고 밀폐된 고속버스 안에서는 작은 소리도 쉽게 울리기 때문에, 한두 명의 무례한 행동이 전체 승객의 휴식을 방해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동을 지적받았을 때 보이는 태도다. 사과하거나 자제하기는커녕, “내 돈 내고 타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단순한 예절 부족을 넘어, 대중교통 이용 문화 전반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다.
편안함은 배려가 9할이다
고속버스 민폐족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대중교통 문화 전반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이기적인 행동이 방치되면, 이동 환경은 점점 더 악화된다. 기본적인 공공 예절만 지켜도 모두가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일부 승객의 무책임한 태도가 이를 무너뜨린다.
고속버스는 개인이 전세 낸 차량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작은 배려와 기본적인 예절만 지켜도 모두가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편안함을 위해 선택한 고속버스가 불쾌한 기억으로 남지 않으려면, 제도적 장치와 함께 타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승객의 의식 개선과 버스 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조화롭게 시행된다면 고속버스 민폐족 문제는 근본적으로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