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소유하는 것은 아직 먼 미래처럼 여겨져 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그룹 등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실제 양산차에 적용된 수준은 레벨2~레벨3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신생 스타트업이 이 한계를 먼저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스타트업 텐서(Tensor)가 세계 최초로 개인 소유가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 로보카를 공개하며 ‘포스트 테슬라’를 노리고 나선 것이다. 이 차량은 단순히 자율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첨단 생체인식 기술, 초고속 충전 시스템, 대형 SUV를 뛰어넘는 차체 크기 등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과 차별화를 보였다. 텐서는 예전에 AutoX로 알려져 있는데, 2020년 캘리포니아 주 차량관리국의 자율주행 시험을 인가 받은 바 있다.
텐서의 레벨4 로보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팜리드(PalmRead)’라 불리는 손바닥 인식 시스템이다. 기존 차량들이 스마트키, 디지털 키, 지문 인식 등을 통해 차량 잠금 해제를 구현했다면, 텐서는 단순히 손바닥을 인식시키는 것만으로 도어 잠금과 차량 시동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차량 외부와 내부 곳곳에는 첨단 센서, 카메라, 마이크가 배치되어 있으며, 이 데이터는 차량 내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해 사용자의 자연어 지시를 곧바로 수행한다.
특히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물리적 카메라 커버와 마이크 차단 스위치도 마련했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차량의 모든 청취·촬영 기능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최근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제기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장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적 편의성’뿐 아니라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텐서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차체 크기 또한 압도적이다. 전장 5,525㎜, 전폭 2,261㎜, 전고 1,989㎜, 휠베이스 3,150㎜라는 수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테슬라 모델 X 같은 초대형 SUV보다 더 큰 수준이다. 실내 공간 역시 넉넉하게 설계되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형 라운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112㎾h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EV)로, 충전 속도에서도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단 1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혀졌는데, 이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충전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수치로 평가된다.
레벨4 자율주행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텐서는 다중 센서 융합과 초고성능 연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로 상황, 보행자 인식, 복잡한 교통 시나리오를 실시간으로 판단해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텐서 측은 2026년 하반기부터 유럽,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술 시연’ 수준에 머물던 레벨4 자율주행차가 드디어 소비자 손에 들어가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텐서의 발표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던지는 메세지가 분명하다. 기존 완성차 업체를 이 단계적 기술 발전을 거쳐 ‘안전성 검증’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취했다면, 스타트업은 과감한 기술 집약과 사용자 경험 중심의 혁신을 앞세워 판을 흔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의 제도적·법적 장벽은 높다. 국가별 규제, 보험 및 사고 책임 구조, 도로 인프라 문제 등이 본격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텐서가 내놓은 모델은 ‘기술적 가능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개인 소유가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패러다임이 완성차 중심에서 스타트업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이번을 계기로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