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멈춰!’라는 말이 단순한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최근 해외 시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그 이상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글로벌 미니밴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토요타 시에나가 독주하던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 매체 Car and Driver가 발표한 2025년형 미니밴 순위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시에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혼다 오딧세이와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제치고 이룬 성과라 더욱 주목받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산차가 이 부문에서 당당히 순위권 상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Car and Driver가 단순히 순위만 발표한 것이 아니라, 평가 항목별 세부 코멘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실내 정숙성, 승차감, 적재 편의성, 최신 안전 보조 기능 등에서 카니발은 전반적으로 고른 점수를 받았다. 특히 2열 독립시트와 3열 접이식 구조가 가족 단위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한 평가위원은 “카니발은 단순히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활용의 효율성 면에서 시에나를 위협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산차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구조적 완성도에서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Car and Driver는 평가에서 실내 공간, 편의 사양, 주행감각 등 여러 항목을 다각도로 분석했는데, 카니발은 가족 친화적 설계와 첨단 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시에나는 하이브리드 효율성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실내의 쾌적함과 기술적 편의성에서는 카니발이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에드먼즈(Edmunds) 역시 카니발이 “최대 145.1입방피트의 적재 공간을 제공하며, 좌석 배열의 유연성이 경쟁 모델보다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소비자들의 리뷰에서도 “아이 셋과 반려견까지 함께 타도 넉넉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리뷰어들의 반응이다. 한 미국 자동차 유튜버는 “카니발은 더 이상 토요타 시에나의 저가 대안이 아니다. 오히려 실내 감각과 기술적 요소에서는 시에나보다 세련됐다”고 평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BOSE 오디오와 디지털 키, 멀티존 음성 인식 같은 기능을 쓰다 보면, 단순한 미니밴이 아니라 이동하는 스마트 오피스처럼 느껴진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경험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다.
더불어, 카니발은 최근 글로벌 안전 평가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 ‘Good’과 ‘Acceptable’ 등급을 획득했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정확성과 개입 속도 역시 긍정적인 리뷰를 얻었다. 이는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중요한 ‘안전’이라는 키워드까지 확보한 셈이다.
국내에서 카니발은 이미 ‘국민 패밀리카’라는 자리를 지켜왔지만, 해외에서의 존재감은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다. Parents 매거진은 카니발을 “아이와 부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패밀리카”로 꼽으며,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 강력히 추천했다. 반면 The Australian은 “SUV보다 나은 선택지”라며, 카니발의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이나 캠핑 수요가 큰 북미 시장에서, 카니발은 SUV 못지않은 주행 성능과 훨씬 넓은 적재 공간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미국 애틀랜타 거주 한 소비자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말마다 카니발을 캠핑카처럼 쓰고 있다. 텐트, 자전거, 아이들 짐까지 모두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결국 이번 Car and Driver의 결과는 단순한 한 번의 호평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미니밴의 교과서’로 불리던 시에나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산 미니밴의 위상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제 카니발은 더 이상 한국만의 패밀리카가 아니라, 세계적인 ‘패밀리·라이프스타일카’의 새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