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두르다 보면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일은 흔한 풍경이다. 넓고 복잡한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결국 많은 이들이 편리함을 택해 공항 발렛파킹 서비스에 차량을 맡긴다. 단 몇 분이면 주차를 해결하고 출국장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공항 발렛파킹 업체 직원들이 고객의 차량을 함부로 다루거나 차량 내 금품을 훔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심지어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에는 차주 몰래 레이싱을 즐기는 충격적인 장면까지 담겨 있었다. 믿고 맡긴 차가 파손되거나 귀중품을 도난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한 피해자들의 사연은 발렛파킹이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파손된 차량과 도난당한 금품, 외면하는 업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한 차주는 차량을 인계받는 순간, 충격에 빠졌다. 멀쩡했던 차량의 앞 범퍼에 큰 스크래치와 흠집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곧바로 발렛파킹 업체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직원은 “원래 있었던 상처다”, “주차 중에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발뺌하기에 바빴다. 다행히 차주는 출국 전 차량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둔 터라, 직원의 거짓말을 단번에 알아챘다. 피해는 파손에 그치지 않았고, 또 다른 피해자는 트렁크에 넣어둔 고가의 골프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처럼 차량 내 금품 도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발렛파킹 업체 측은 "귀중품은 차량에 두지 말라고 안내했고, 이는 저희 측 과실이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피해자들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였고, 영상은 더욱 충격적인 진실을 드러냈다. 직원은 마치 자신의 차량인 양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난폭하게 조작하며 곡예 운전을 즐기고 있었다. 과속방지턱 바로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 차량 하부와 서스펜션에 무리를 주는 장면도 포착되었다. 블랙박스 영상은 이들이 단순히 주차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차를 위험한 장난감처럼 다루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직원은 “주차장을 빨리 찾고, 또 다른 발렛파킹을 빨리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과속했다”라는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불명확한 책임 소재와 피해자의 고통
블랙박스 영상이 모든 것을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발렛파킹 업체는 "정식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다",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이는 발렛파킹 서비스 계약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허술한 관행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업체는 사고 발생 시 보험 처리를 안내하지만, 보험료 인상을 우려하는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합의를 종용하거나, 아예 연락을 끊는 경우도 많다.
특히 차량 파손의 경우, 발렛파킹을 맡기기 전에 없었던 스크래치나 찍힘 자국이 여행을 다녀온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차주들은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출국 전 차량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업체 측의 “원래 그랬다”라는 주장에 반박할 증거가 없는 셈이다. 이처럼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시간과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공항 발렛파킹 서비스가 정식 업체뿐만 아니라, 무허가 업체를 통해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무허가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지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고 보상 또한 제대로 받기 힘들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하다
공항 발렛파킹 서비스는 바쁜 여행객에게 꼭 필요한 편의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무책임한 운영과 관리 소홀로 인해 선량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다. 소비자들은 발렛파킹을 맡기기 전, 반드시 정식 허가 업체인지 확인하고,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또한, 차량 내 귀중품은 따로 보관하고, 블랙박스를 항상 켜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발렛파킹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차량 파손 및 금품 도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차량 파손과 금품 도난 사건을 넘어, 소비자의 신뢰를 무시하는 일부 업체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공항 발렛파킹 서비스를 단순한 편의가 아닌, 소비자 보호가 필요한 영역으로 인식하고, 제도적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