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잘 나가던 디젤 단종시킨 이유, 충격입니다

by 뉴오토포스트

스타리아 디젤 트림 생산을 중단한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디젤 지우기' 전략의 일환
전기차 모델에 대한 우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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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서 단종은 일반적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비인기 모델의 수순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 매달 꾸준한 판매량으로 브랜드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효자 모델을 스스로 단종시키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사례가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의 2.2 디젤 엔진 모델이 9월부터 생산을 전격 중단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모델 라인업 정리가 아니다. 스타리아의 뿌리인 ‘스타렉스’ 시절부터 무려 28년간 이어져 온 대한민국 대표 승합차의 디젤 심장이 멈추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특히 해당 모델은 올해 1~7월 스타리아 전체 판매량의 60.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려왔기에, 이번 결정은 수많은 소비자와 시장 관계자들에게 “잘 나가던 차를 왜?”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현대차는 어째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일까. 그 배경에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냉정한 전략적 판단이 숨어있었다.

잘 팔리는데 왜?…규제와 명분, ‘디젤 지우기’ 전략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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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스타리아 디젤을 단종시킨 표면적인 이유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다. 특히 2024년 4월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은 결정타가 됐다. 이 법으로 인해 스타리아의 주력 시장이었던 어린이 통학 버스나 택배 화물차 용도로 디젤차를 신규 등록하는 길이 힘들어졌다. 당장 판매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규제가 시행되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디젤 모델을 유지할 명분과 실리가 동시에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단종은 투싼, 카니발 등 주력 모델에서 연이어 디젤 라인업을 삭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거대한 ‘디젤 지우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과거 ‘클린 디젤’이라는 이름으로 각광받던 디젤 엔진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유로7 등)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기술적으로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후처리 장치(DPF, SCR 등)는 차량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었고,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부정적으로 변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디젤 엔진의 연명을 꾀하기보다, 그 자원을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등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이다. 스타리아 디젤은 스타렉스 시절부터 뛰어난 내구성과 강력한 토크, 그리고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최대 18km/L에 육박하는 놀라운 실연비를 바탕으로 자영업자와 다인승 패밀리카를 찾는 아빠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이처럼 검증된 모델마저 과감히 정리한 것은,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디젤의 빈자리, ‘미완의 대기’ 전기차가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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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단종된 디젤의 빈자리를 채울 대체자로 두 가지 카드를 준비했다. 하나는 올해 초 먼저 출시되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이며, 다른 하나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순수 전기차(EV)’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높은 연비와 정숙성으로 디젤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지만, 관건은 상용 시장과 장거리 운행이 잦은 소비자들을 완벽히 만족시킬 수 있느냐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디젤의 진정한 대체자로 내세우고 있는 순수 전기차 모델은 벌써부터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초반 가속력과 정숙성, 저렴한 유지비는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스타리아와 같은 대형 MPV의 전동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약점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이다. 무거운 공차중량을 가진 스타리아가 승객이나 화물을 가득 싣고도 만족스러운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배터리 탑재가 필수적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차량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천만 원 비싸진 가격은 디젤 모델의 가성비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생계와 직결된 상용차 운전자들에게 긴 충전 시간은 곧 기회비용의 손실을 의미한다. 아직은 부족한 급속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무게로 인한 무거운 공차중량 문제 역시 스타리아 전기차가 넘어야 할 산이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 그렇지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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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스타리아 디젤 단종은 판매 부진이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닌, 글로벌 환경 규제와 전동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전략적 결단이다. 단기적인 수익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는 분명하다. 디젤 엔진이 점차 사라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28년간 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자영업자들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왔던 ‘국민 승합차’의 디젤 심장이 멈추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아직 전기차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검증된 내연기관이라는 선택지를 잃게 되었다. 과연 스타리아 전기차가 디젤의 아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비싼 가격과 여러 약점 속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곧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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