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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며 달달 외웠던 수많은 교통표지판들. 하지만 합격의 기쁨과 함께 그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도로 위에서는 늘 보던 표지판만 알아보는 것이 대부분 운전자들의 현실이다. 특히,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 좀처럼 마주치기 힘든 표지판들은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낯선 표지판들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도로 위에서의 안전은 배가 되고 예기치 못한 과태료나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운전 경력이 10년이 넘는 베테랑 운전자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마치 운전면허 시험 연장전과도 같은 헷갈리는 교통표지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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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속도제한 표지판은 빨간색 원에 숫자가 쓰인 ‘최고속도 제한’이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표지판이 있다. 바로 파란색 원에 흰색 숫자로 표시된 ‘최저속도 제한’ 표지판이다.
이 표지판은 이름 그대로 ‘지정된 속도 이하로 달리면 안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로 교통의 흐름이 중요한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의 본선 구간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50’이라고 쓰인 최저속도 제한 표지판이 있다면, 특별한 정체 상황이 아닌 이상 시속 5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너무 느린 저속 주행이 오히려 주변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고 추돌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표지판을 무시하고 ‘거북이 주행’을 할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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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산봉우리처럼 생긴 이 표지판을 보고 대부분의 운전자는 ‘과속방지턱’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과속방지턱 주의 표지판은 봉우리가 ‘하나’지만, ‘노면 고르지 못함’ 표지판은 봉우리가 ‘두 개’다.
이 둘의 차이는 명확하다. 과속방지턱 표지판은 인공적으로 설치된 ‘턱’이 하나 있음을 알리는 것이고, ‘노면 고르지 못함’ 표지판은 도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일정 구간의 노면이 전체적으로 울퉁불퉁하니 감속하라는 경고의 의미다. 이 표지판을 무시하고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차량 하부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타이어가 손상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핸들 흔들림으로 인해 조향 능력을 잃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속도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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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역삼각형 모양의 ‘양보’ 표지판은 도로에서 가장 중요한 약속 중 하나지만, 그 의미를 가볍게 여기는 운전자들이 많다. 일상생활에서의 ‘양보’는 미덕이자 선택이지만, 도로 위에서의 ‘양보’는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다.
이 표지판은 주로 교차로나 합류 도로 등 통행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하는 곳에 설치된다. 양보 표지판을 마주한 운전자는 주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량이나, 회전교차로에 먼저 진입해 회전하고 있는 차량에게 통행 우선권을 양보해야 한다. 즉, 다른 차가 완전히 지나간 후 안전을 확인하고 진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양보 의무를 위반하고 진입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100%에 가까운 과실 책임을 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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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주의 표지판 안에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이는 전방에 ‘자전거 횡단도’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신호다. 자전거 횡단도는 말 그대로 자전거가 차도를 가로질러 건널 수 있도록 지정된 구역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이를 ‘자전거 우선도로’와 혼동한다. 자전거 우선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차도를 함께 공유하며 달리는 도로를 의미하지만, 자전거 횡단도 표지판은 사람의 횡단보도처럼 자전거가 도로를 ‘횡단’하는 지점이므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가 있을 수 있으니 속도를 줄이고 대비하라는 강력한 경고다. 자전거 횡단도에서는 자전거를 보행자와 같이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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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황색 빗금으로 표시된 ‘안전지대’는 아마 가장 흔하게 보면서도 가장 많이 위반하는 표시일 것이다. 교차로나 광장, 폭이 넓은 도로 중앙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구역은 보행자의 안전 확보나 차량의 원활한 합류 및 분류를 위해 비워두도록 약속된 공간이다.
도로교통법 제13조 5항에 따르면, “차마의 운전자는 안전지대 등 안전표지에 의하여 진입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가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좌회전을 위해 미리 들어가서 대기하거나, 잠시 정차하는 행위, 혹은 지름길처럼 가로질러 가는 행위 모두 명백한 불법이다. 안전지대 침범은 단속 대상일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12대 중과실 중 하나인 ‘통행금지 위반’으로 처리되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