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까이더니...국민차 신뢰는 점점 낮아지는 중

by 뉴오토포스트

쏘나타 DN8, 에어컨 결함 논란
제네시스와 같은 결함, 다른 보증
'국민차' 오너는 차별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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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현대차

출시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메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으며 혹평에 시달렸던 현대자동차 8세대 쏘나타(DN8). 시간이 지나며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점차 사그라들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내부 결함이 터져 나오며 ‘국민차’라는 이름값에 먹칠을 하고 있다. 에어컨 시스템의 핵심 부품에서 반복적인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동일한 결함에 대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은 더 긴 보증 기간을 적용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같은 고통인데 왜 제네시스만 보호해주냐”는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이는 제조사가 자사 고객을 브랜드 등급에 따라 차별하는 불합리한 처사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며, 쏘나타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100만 원짜리 수리 폭탄, ‘에바포레이터’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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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네이버 카페 ‘자동차 정비 정보 공유’

쏘나타 DN8 동호회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어컨이 갑자기 안 나온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글들이 수년째 빗발치고 있다. 정비소에 방문하면 어김없이 에어컨 냉매가 누출되는 ‘에바포레이터(Evaporator)’ 결함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에바포레이터는 차가운 냉매를 기화시켜 실내로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 핵심 부품이다.

이 결함을 수리하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크다. 에바포레이터가 차량 대시보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수리를 위해서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대시보드 전체를 완전히 들어내야 하는 대공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리 비용은 공임 포함 약 100만 원에 달한다.

정비업계에서는 이 결함의 유력한 원인으로 2019년 전후로 도입된 신형 친환경 냉매(R-1234yf)와 특정 알루미늄 부품의 궁합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신형 냉매가 특정 조건에서 에바포레이터의 얇은 알루미늄 코어를 부식시켜 미세한 구멍을 만들고, 이 구멍으로 냉매가 서서히 누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부품의 내구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 결함’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같은 결함, 다른 보증…‘제네시스는 되고, 쏘나타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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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네이버 카페 ‘자동차 정비 정보 공유’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논란은 바로 현대자동차의 ‘차별적인 보증 정책’이다. 이 골치 아픈 에바포레이터 결함은 쏘나타 DN8뿐만 아니라, 동일한 부품과 시스템을 공유하는 제네시스 G80, GV70 등에서도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보증 기간이다. 이 결함은 대부분 주행거리가 누적되면서 나타나는데, 쏘나타의 일반 부품 보증 기간인 ‘3년/6만 km’가 막 끝난 시점에 증상이 본격화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보증 기간이 만료된 수많은 쏘나타 차주들은 100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모두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제네시스 차종의 일반 부품 보증 기간은 ‘5년/10만 km’다. 똑같은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제네시스 차주들은 넉넉한 보증 기간 덕분에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같은 현대차그룹에서 만든 똑같은 부품 결함인데, 왜 쏘나타 오너라는 이유만으로 수리비를 전부 뒤집어써야 하느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이유다. 심지어 현대차는 과거 다른 차종의 에바 가루 문제에 대해서는 보증 기간을 연장해 준 전례가 있어, 이번 쏘나타 결함에 대한 ‘나 몰라라’ 식 대응은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차’의 이름으로 고객을 차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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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현대차

쏘나타는 수십 년간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온, 현대차의 상징과도 같은 모델이다. 하지만 지금 현대차의 모습은 그 국민차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명백한 설계 결함의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리콜이나 무상수리 캠페인 등 적극적인 조치 없이, 보증 기간이라는 형식적인 잣대로 고객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처사는 단기적으로는 수리 비용을 아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현대차’라는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를 잃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현대차는 쏘나타 차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네시스와 차별 없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국민차’의 명예를 스스로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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