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서막?" 미국 車 가격, 5만 달러 시대

by 뉴오토포스트

미국 신차 평균가 5만 달러 돌파
전기차·럭셔리카 가격 상승 견인
사치품이 된 자동차, 서민들 입장은?

c2-4.jpg

사진 출처 = Toyota

미국에서 자동차 한 대를 사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이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월 미국 내 신차 평균 거래 가격(ATP)이 5만 80달러(한화 약 7,100만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불과 한 달 전인 8월보다도 2.1% 상승한 수치다. 자동차는 한 국가의 제조업과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만큼, ‘5만 달러 시대’의 개막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실물 경제에 심상치 않은 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의 주범 ‘전기차’와 ‘럭셔리카’

1modely1.jpg

사진 출처 = Tesla

켈리블루북은 이번 기록적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비싼 차’의 판매 비중 확대를 꼽았다. 특히, 전기차와 럭셔리카의 판매 강세가 전체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미국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1.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가격이 높은데, 실제로 9월 한 달간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은 5만 8,124달러(약 8,200만 원)로, 전체 평균보다 약 8,000달러(약 1,100만 원)나 비쌌다.

연말 종료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는 막판 구매 수요가 9월에 폭발적으로 몰린 것도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전체 평균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럭셔리카의 인기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9월 한 달간 판매된 신차 중, 평균 거래가가 7만 5,000달러(약 1억 원)를 넘는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은 7.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소비자들이 점점 더 비싼 차를 선호하는 ‘프리미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갈수록 커져가는 양극화 현상

33192_104223_149.jpg

사진 출처 = Tesla

제조사별 평균 거래 가격을 살펴보면 프리미엄화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9월 기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차를 판매한 브랜드는 재규어랜드로버를 소유한 인도의 타타그룹으로, 평균 거래 가격이 무려 10만 2,096달러(약 1억 4,400만 원)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7만 5,700달러), BMW 그룹(6만 9,924달러)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가장 저렴한 가격에 차를 판매한 브랜드는 일본의 스바루로, 평균 거래 가격이 3만 6,092달러(약 5,100만 원)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 기아, 제네시스 포함)의 평균 거래 가격은 3만 9,666달러(약 5,600만 원)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분류되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미국 서민들의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9월 기준 신차 구매에 필요한 평균 월 할부금은 766달러(약 108만 원)를 기록하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득 대비 자동차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자동차 구매 여력 지수’ 역시 악화되었으며, 평균적인 소득을 가진 미국인이 신차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37.4주간의 임금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할부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율 역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서민 부담은 커진다

Depositphotos_538590094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켈리블루북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린 키팅은 “이제 2만 달러대 신차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고, 부유한 가정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미국의 신차 가격은 25% 이상 급등했으며, 이는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은 7년 이상의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아예 신차 구매를 포기하고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5만 달러 시대’의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자동차가 점점 더 소유하기 어려운 ‘사치품’이 되어가고 있다는 서민들의 씁쓸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배터리, 이렇게 쓰면 훅 간다? 피해야 할 충전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