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의 '향수'를 팝니다…

by 뉴오토포스트

기아 핀란드, EV4 고객에 특별한 향수 선물
내연기관 향수 자극하는 이색 마케팅
기아의 유머, 소비자들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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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엔진의 굉음과 진동, 그리고 코를 찌르는 휘발유 냄새. 누군가에게는 소음공해일 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슴 뛰는 ‘운전의 감성’ 그 자체였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우리에게 더 깨끗하고 조용한 이동성을 선사했지만, 동시에 내연기관 자동차만이 줄 수 있었던 이러한 원초적인 감각들을 앗아갔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아가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해법을 들고 나왔다. 기아 핀란드 법인이 최근 현지에 출시된 신형 전기차 EV4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내연기관의 향수를 자극하는 ‘휘발유 냄새 방향제’를 한정판으로 증정하는 이색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 전동화 시대를 받아들이는 운전자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위로하고 소통하려는 시도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휘발유 냄새가 그립나요?”…전동화 금단 증상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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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kiafinland’

기아 핀란드가 내건 캠페인 문구는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하다. “휘발유 냄새가 그립나요? 저희가 당신의 전동화 금단 증상을 완화해 드릴게요.(Do you miss the scent of gasoline? We are here to help alleviate your electrification withdrawal symptoms.)” 마치 중독 치료를 돕겠다는 듯한 이 문구는,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내연기관 특유의 감각들을 그리워하는 운전자들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실제로 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전기차의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엔진 사운드나 변속 충격, 그리고 휘발유나 오일 냄새 같은 ‘비효율적이지만 매력적인’ 요소들의 부재에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기아 핀란드는 바로 이 ‘감성적인 공백’을 공략한 것이다. 전기차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대신, 내연기관에 대한 향수를 유머 코드로 풀어내며 소비자들과의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시도다.

정비소 냄새에서 영감…‘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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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이 특별한 방향제는 단순한 장난감 수준이 아니다. 기아 핀란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핀란드의 유명 향수 디자이너 막스 페르툴라에게 의뢰하여,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휘발유 향기를 구현해냈다.

페르툴라는 “오래된 정비소 냄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며, 단순히 휘발유 향뿐만 아니라 모터 오일, 금속, 고무 타는 냄새 등 내연기관 자동차를 둘러싼 복합적인 향기들을 조합하여 향수를 자극하는 독특한 향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향기가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향기뿐만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에도 위트를 담았다. 방향제는 빨간색 주유통 모양의 앙증맞은 패키지에 담겨 제공된다. 이는 방향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이제는 주유소에 갈 필요가 없어진 전기차 오너들에게 작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 한정판 ‘휘발유 향수’는 오직 핀란드에서 EV4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증정될 예정이다.

감성을 건드리는 마케팅, ‘전기차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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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기아 핀란드의 ‘휘발유 냄새 방향제’ 캠페인은 전동화 시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기술의 진보와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과거에 느꼈던 감성적인 경험을 존중하고 유머러스하게 어루만져 줌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친밀도를 높이는 영리한 전략이다.

이는 또한 ‘전기차는 재미없고 감성이 부족하다’는 편견에 대한 기아의 유쾌한 반박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를 받아들이되, 과거의 즐거움 역시 잊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기차도 충분히 재미있고 매력적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 기발한 ‘향수 마케팅’이 핀란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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