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AAP driving school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 한 10대 학생이 최신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 Y로 운전면허 시험을 보던 중, 전기차의 기본적인 감속 기능인 ‘회생 제동’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낙제 처분을 받은 것이다.
시험관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차를 세웠다”며 해당 차량을 ‘고장(out of order)’으로 간주했고, 학생은 안전하게 운전했음에도 불합격의 쓴맛을 봐야 했다. 이는 단순히 한 학생의 불운을 넘어, 기술 발전에 발맞추지 못하는 낡은 운전면허 시험 제도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례로, 전 세계적인 논란과 함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 출처 = AAP driving school
사건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발생했다. 익명의 10대 학생은 자신의 테슬라 모델 Y 차량으로 도로 주행 시험에 응시했다. 시험 중 학생은 감속이 필요한 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대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속도를 줄이는 ‘회생 제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전기 모터의 저항을 이용해 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감속하는, 모든 전기차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이다. 많은 전기차 운전자들이 이 기능을 활용해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 가속 페달만으로 운전하는 이른바 ‘원 페달 드라이빙’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시험관의 판단은 달랐다. 학생이 브레이크 페달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감속하는 것을 목격한 시험관은 이를 ‘비정상적인 운전’ 혹은 ‘차량 결함’으로 오인했다. 결국 시험관은 “브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감점을 주고, 해당 차량을 ‘고장(out of order)’ 상태로 규정하며 시험을 중단시키고 낙제 처리했다. 전기차의 작동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시험관의 무지가 황당한 불합격을 낳은 것이다.
학생의 아버지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은 회생 제동 기능을 이용해 안전하게 차량 속도를 제어했고, 위험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며 “이는 명백히 불합리한 처사”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사연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다른 전기차 운전자들의 증언과 함께 시험관의 전문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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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운전면허 시험 규정에 전기차의 회생 제동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교통부는 현재 운전면허 시험 시 회생 제동 기능 사용을 명확히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결국 시험관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재량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시험관은 회생 제동을 이용한 감속을 자연스러운 기술로 받아들이는 반면, 어떤 시험관은 이를 ‘부적절한 운전 습관’이나 ‘차량 고장’으로 오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기술 발전에 맞춰 운전면허 시험 기준을 시급히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회생 제동 허용 여부를 넘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 유지 보조와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활용 기준 등 변화하는 자동차 기술을 반영한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현행 시험 기준은 여전히 내연기관차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기술에 대한 불필요한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
사진 출처 = Tesla
캐나다에서 벌어진 ‘테슬라 운전면허 낙제’ 해프닝은 단순한 웃음거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는 급변하는 자동차 기술과 경직된 제도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낸 예고된 문제이며, 지금 당장 우리 도로 위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자동차는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지고 있지만, 운전자를 평가하는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국 정부와 운전면허 시험 관련 기관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 기준과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서둘러야 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는 제도는 결국 시대에 뒤처지고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