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 사면 주유소 VIP?

by 뉴오토포스트

‘연비 5km/L대’ 최악 연비 차량
1년에 기름값 400만원 더 낸다고?
‘가성비’의 시대 역행하는 차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도로를 점령하는 ‘고효율의 시대’. 1km/L의 연비를 더 높이기 위해 제조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가성비’와 ‘효율’을 외치는 시대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차들이 있다. 연비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직 압도적인 성능과 존재감을 위해 ‘기름 먹는 하마’의 길을 선택한 괴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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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2025년 1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025~2026년형 공인 연비’ 데이터를 최종 발표하며, 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연비 최악’의 차들이 공개됐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극소수 슈퍼카를 제외한 모델 중에서, 과연 어떤 차들이 주유소 사장님을 가장 기쁘게 하는 ‘VIP’로 선정되었을까.

‘뒤에서 1등’ 불명예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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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스텔란티스

2025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기름을 많이 먹는 ‘연비 꼴찌’의 불명예는 ‘괴물 픽업트럭’ 램 1500 TRX가 차지했다. 이 차의 미국 EPA 공인 복합 연비는 12MPG, 즉 리터당 약 5.1km/L에 불과하다.

이처럼 처참한 연비의 원인은 보닛 아래 숨겨진 거대한 심장, 6.2리터 V8 슈퍼차저 엔진 때문이다. 700마력이 넘는 최고출력으로 거대한 덩치를 사막의 랠리카처럼 달리게 만들기 위해, 말 그대로 기름을 ‘들이붓는’ 수준의 세팅을 갖췄다.

EPA의 분석에 따르면, 램 1500 TRX 오너가 1년에 평균 15,000마일(약 24,000km)을 주행할 경우,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SUV의 대명사인 ‘도요타 RAV4 하이브리드’ 오너보다 연간 3,000달러(한화 약 400만 원)가 넘는 기름값을 더 지출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계산이 나온다. 그야말로 주유소 VIP 대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V8 괴물’ 에스컬레이드-V와 G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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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최악의 연비 2위와 3위 역시, 효율성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아메리칸 럭셔리’와 ‘저먼 엔지니어링’의 상징들이 차지했다.

2위는 ‘움직이는 궁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V다. 3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풀사이즈 SUV에, 682마력짜리 V8 슈퍼차저 엔진을 얹은 이 모델은 그야말로 ‘달리는 특급 호텔’이다. 이 럭셔리함과 성능을 유지하는 대가는 혹독했다. EPA 공인 복합 연비는 13MPG, 리터당 약 5.5km/L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3위는 ‘부자들의 영원한 아이콘’ 메르세데스-AMG G 63이다. 공기 저항을 온몸으로 받는 각진 ‘박스형’ 차체에,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한 G 63은 태생적으로 연비와 친해질 수 없는 운명이다. EPA 공인 복합 연비는 14MPG, 리터당 약 5.9km/L로, 간신히 5km/L대 후반에 턱걸이하며 3위에 랭크됐다.

가성비의 시대를 역행하는 괴물들의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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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스텔란티스

램 1500 TRX, 캐딜락 에스컬레이드-V, 그리고 G 63. 이 세 모델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모두가 ‘가성비’를 외칠 때, 이들은 오직 V8 엔진이 주는 압도적인 감성 하나만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물론, 이 차들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1년에 400만 원 더 드는 기름값은 애초에 고려 대상조차 아닐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연비 숫자판이 아니라, V8 슈퍼차저 엔진이 뿜어내는 굉음과 도로 위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존재감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도로를 점령해가는 2025년에도, 여전히 심장을 울리는 내연기관의 ‘낭만’을 위해 기꺼이 주유소 VIP가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 어쩌면 이 ‘기름 먹는 하마’들은, 곧 사라질 공룡처럼 내연기관 시대의 마지막 불꽃을 가장 화려하게 태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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