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자동차, 42명 탑승으로 기네스 신기록

by 뉴오토포스트

버스도 아닌데 42명이 탔다?
중국차의 무서운 공간 마법
EREV 기술까지 더했다


자동차의 실내 공간은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특히 가족을 위한 미니밴(MPV)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제조사들은 1mm의 공간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을 늘리고 시트 두께를 줄이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자동차 공간의 한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승용 미니밴 한 대에 무려 42명의 성인을 태우는 기상천외한 ‘차력쇼’가 벌어져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geely_galaxy_v900_sets_guinness_world_record-002-1024x576-1.jpg 사진 출처 = 지리 갤럭시

주인공은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의 갤럭시 브랜드가 내놓은 신형 미니밴 ‘V900’이다. 마치 서커스나 기네스북 도전 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이 광경은, 단순한 쇼가 아니라 자사 차량의 압도적인 공간 활용성을 증명하기 위한 지리자동차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기네스북을 갈아치운 공간의 한계

geely_galaxy_v900_sets_guinness_world_record-001-1024x576-1.jpg 사진 출처 = 지리 갤럭시

이번 기네스 신기록 도전의 과정은 그 자체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리자동차는 신형 미니밴 V900의 실내 공간이 얼마나 광활한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차량 안에 사람을 최대한 많이 채워 넣는 도전을 기획했다. 이번 도전에는 평균 신장 170cm의 성인 여성 댄서 42명이 참여하였고, 모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V900은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탑승한 미니밴’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이러한 ‘공간 마법’이 가능했던 비결은 V900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와 독보적인 플랫폼 기술에 있다. V900의 제원은 전장 5,360mm, 전폭 1,998mm, 전고 1,940mm에 달하며,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무려 3,200mm다. 이는 기아 카니발보다 전장은 20cm, 휠베이스는 11cm나 더 긴 수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간 활용률’이다. 지리자동차는 이 차량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여 엔진룸과 기계 장치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것이다. 그 결과, V900은 전체 차체 크기 대비 실내 공간 비율인 ‘공간 활용률’을 무려 91.8%까지 끌어올렸다.

실내 면적만 따져도 8.41㎡에 달한다. 사실상 1.5평 남짓한 작은 방 하나가 도로 위를 달리는 셈이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V900은 6인승이나 8인승 시트 배열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특히 4열 시트는 바닥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구조를 채택해 필요에 따라 광활한 적재 공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주행거리 걱정 없는 ‘EREV’의 매력

geely_galaxy_v900_sets_guinness_world_record-003-1024x576-1.jpg 사진 출처 = 지리 갤럭시

거대한 덩치에 42명을 태울 수 있는 공간. 그렇다면 이 무거운 차를 움직이는 심장은 무엇일까? V900은 순수 내연기관도, 순수 전기차도 아닌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파워트레인을 선택했다. EREV는 엔진이 달려있지만 바퀴를 직접 굴리지 않고,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방식이다. 구동은 100%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V900에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발전용으로 탑재되었으며, 여기에 대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전기 모터가 조합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차의 부드러운 주행감을 그대로 누리면서도 ‘충전 스트레스’에서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V900은 거대한 배터리를 탑재해, 엔진을 끄고 순수 전기 모드로만 CLTC 기준 최대 202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웬만한 도심 출퇴근이나 아이들 등하교, 장보기 등의 일상 주행을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거리다.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는 엔진이 발전기로 돌아가며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주유만 하면 계속해서 달릴 수 있다.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을 극복하고, 내연기관의 단점인 소음과 진동을 잡은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솔루션인 셈이다. 특히 공기 저항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형 미니밴에게 EREV 시스템은 최적의 파워트레인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차의 ‘공간 마법’

Geely-Galaxy-V900-Guinness-World-Records-3.jpeg 사진 출처 = 지리 갤럭시

‘차체 대비 실내 공간 뽑아내기’는 그동안 현대차·기아가 가장 잘하는 분야로 꼽혔다. 하지만 V900은 그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섰다. 카니발보다 큰 차체에, EREV라는 효율적인 심장을 달고, 42명이 들어갈 만큼 광활한 공간을 확보한 이 차가 만약 글로벌 시장에 풀린다면? 카니발과 스타리아가 독점하고 있는 한국 미니밴 시장, 나아가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버티는 북미 시장에서도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중국차는 겉만 번지르르하다”는 편견은 이제 깨야 한다. 그들은 이제 그 번지르르한 껍데기 안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공간의 마법’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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