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아주 오래전인 90년대부터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 시작은 SLC로 유명한 스쿠프부터 시작하였고, 국산차 최초로 순수 국산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기반으로 터보까지 올렸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후속작인 티뷰론과 투스카니가 나오기 시작했고, 제네시스 쿠페, 아반떼 스포츠까지 모두가 하나같이 국산차 업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모델들이었다.
현대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베르나를 가지고 WRC에 참전했었지만 스폰서 문제로 인해 시즌 도중 철수를 해버리고 마는 불상사가 생겨버렸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 다짐한 그들은 무려 10년 뒤인 2014년에 i20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현대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고성능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과거 무늬만 고성능이 아닌 ‘진짜’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그들은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우리도 흔히 잘 알고 있는 그 이름 바로 ‘N’이다.
고성능 디비전의
필요성을 깨달은 현대차
현대차가 고성능 디비전 N을 출시하게 된 계기는 바로 여타 수많은 명차 브랜드 사이에서, 현대차도 스포츠성이 강조된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국내외 언론과 미디어들을 막론하고, 언제나 현대차는 일부 모델들을 제외하곤 언제나 스포츠성에 있어서 만년 하위권을 차지하던 지난날들을 N을 통해서 설움을 씻어내고자 하였다.
그렇다고 N이 한 번에 뚝딱 만들어졌던 건 아니다. 2012년 현대 모터스포트 팀이 만들어지면서 2014년에는 WRC 재진출, 뒤이어 3년 뒤인 2017년에는 WTCR과 WRX도 참여하면서 각종 차량 제작과 세팅에 다한 노하우를 익혀나가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 BMW M의 총괄 개발 책임자이자 전직 현대차 N의 개발 담당 부사장이었던 알버트 비언만을 영입했었고, 같은 BMW M 출신의 북남비 총괄 임원인 토마스 쉬미에라, 메르세데스-AMG 기술자였던 클라우스 코스터까지 영입하여 조직 인사 측면에서도 굉장한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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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N 그리고
벨로스터 N
N 브랜드가 런칭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던 모델은 벨로스터 N이었는데, 출시가 됨과 동시에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원메이크 컵이 새롭게 생겨났고, 다음으로는 트랙 데이, 드라이빙 아카데미 등등 서킷과 자동차 그리고 소비자 간의 격차를 줄이는데도 성공한다.
이후 고성능 SUV 코나 N이 나오면서 점차 N의 라인업이 다양화되기 시작한다. N 디비전의 포커스가 “합리적인 퍼포먼스”라는 슬로건과 일치하는 라인업이었다.
이후 아반떼 N이 출시하면서 N 라인업의 화룡점정을 찍는 중인데, 말로만 들어서는 이미 실적에선 아쉬움이 없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판매량만 바라본다면 현대차 내에서 꼴찌를 도맡을 정도로 판매량이 저조한데, 이들이 판매량에 있어 아쉬움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우리 아버지 경찰이다”
역대급 민폐 운전으로 난리인 벨로스터남이 지금 맞이하고 있는 현실
판매량과 수익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과거 벨로스터 N이 런칭됐을 때, 현대차 모터스포츠 이종권 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잠시 인용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였다. “애초에 판매량과 수익만 고려했다면 성립이 안되었던 프로젝트”였다고 말이다.
이 말인즉, 현대차 입장에서도 수익성보단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입지를 다져나가는데 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현대차는 모터스포츠에 있어서 요람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아반떼 N의 경우 차량의 완성도가 좋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현대차가 모터스포츠에서 익힌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전륜 기능 통합형 액슬이다. 앞 차축과 바퀴를 연결하는 휠 허브 베어링을 차축과 통합시킨 기술로서, N이 추구하던 ‘코너링의 악동’이란 슬로건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기술이며 양산차량에 이 같은 구성을 생각해 보면 아반떼 N의 가격이 마냥 비싸다고 하기엔 미안해진다.
결국 벨로스터 N, 코나 N, 아반떼 N 모두 판매량만 놓고 판단하기엔 어려운 차라는 게 결론이다. 고성능 차량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들에겐 어필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국산 고성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선 든든한 존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