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어 대기기간이 줄어들까?" 현대차 혼류생산
요즘 국산차를 사기 위해서는 기본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니 이제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차종도 꽤 생겼다. 너무 안 나와 신차급 중고차를 나서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쪽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신차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된 경우도 있으며, 그마저도 인기 차종은 매물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최근 현대차가 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을 도입한다. 우선 울산 3공장에 도입한 다음 다른 공장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노조는 이를 반대해왔다가 이번에 수용했는데, 저런 것도 합의해야 되냐며 혹평이 나오고 있다.
요즘 현대차 대기 기간
어느 정도인가?
우선 현대차 대기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자. 아반떼는 1.6 가솔린, LPG N라인은 8개월이며, 하이브리드는 11개월, N은 2개월이다. 쏘나타는 2.0 가솔린, LPG, N라인이 1.5개월이며, 1.6 가솔린 터보는 2개월, 하이브리드는 2개월이다. 그랜저는 2.5 가솔린이 6개월, 3.3 가솔린과 LPG는 3개월, 하이브리드는 8개월이 걸린다. 그랜저는 하반기에 풀체인지가 예정되어 있어서 지금 계약하면 2.5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는 풀체인지가 나와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캐스퍼는 4개월, 베뉴는 원톤 모델이 9개월, 투톤 모델이 11개월이라고 한다. 코나는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N라인은 5개월, 하이브리드는 7개월이다. 이번 달 말에 22년식 변경으로 컨버전이 있을 예정이나 코나를 계약했거나 계약 예정인 소비자는 참고하자. 코나 N은 연식변경 없으며, 2개월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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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살 돈으로 이거 삽니다” 링컨 노틸러스와 제네시스 GV70 비교
투싼은 몇 개월간 별도 공지로 떴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개월수가 나왔다. 가솔린은 9개월, 디젤은 12개월, 하이브리드는 12개월, N라인은 7개월이다. 아이오닉 5는 12개월이다. 넥쏘는 9주다. 싼타페는 가솔린이 6개월, 디젤이 7개월, 하이브리드는 12개월이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이 5주, 디젤은 6주다.
현대차 공장에서는 제네시스도 생산한다. G70은 전체 3개월, G80은 가솔린 4개월, 전기차 3개월, G90은 10개월이다. GV60은 12개월, GV70은 8개월, G80은 11개월이다. 이제 보면 3개월은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며, 5~6개월이 기본 수준이다.
8월부터 울산 3공장에
혼류생산 도입한다
현대차는 최근 한 생산라인에서 조립하는 차량 종류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다차종 생산 시스템, 이른바 혼류생산을 국내 공장에 도입한다. 기존에는 생산 라인에서 지정된 차종만 생산했었는데, 혼류 생산을 도입하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생산 대수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장마다 일감 규모가 달라지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지금 방식으로는 인기 차종이 많은 공장은 특근을 해도 모자란 반면, 그렇지 않은 공장은 특근은커녕 휴업도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공장마다 근무 강도와 임금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물량 확보를 놓고 공장별 노조가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오는 8월부터 울산 3공장에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울산 3공장에서는 2개 라인에서 아반떼와 베뉴, i30(해외 수출)을 생산하고 있다. 이후 현대차 전 공장으로 확대 예정이다.
현재는 컨베이어 벨트 뒤쪽에 부품을 쌓아놓고 근로자가 하나씩 가져다가 조립하는데,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차에 탑재될 부품을 자동으로 근로자에게 제공된다. 현대차는 카트 모양의 물류 대차에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실어 옮기는 방법을 채택하는데, 작업자 뒤에 있는 별도의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차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인다. 작업자는 물류대차에서 부품을 집어 조립하면 된다.
공장 내 부품을 쌓아둘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부품을 잘못 장착할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한다. 이 시스템이 잘 도입되면 한 라인에서 10종 이상의 차종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제조사는
이미 채택했다
다른 제조사는 이미 혼류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한 라인에서 모든 차를 혼류생산 중이며, 한국GM, 쌍용차, 심지어 같은 계열사인 기아 역시 혼류생산을 활용하고 있다.
토요타, 폭스바겐, GM 등 해외 제조사들도 혼류생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현대차역시 해외 공장에서는 혼류 생산 중이다. 업계에서는 상식처럼 통하는 방식이지만 현대차 국내 공장은 아직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가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차 국내 공장만 혼류생산이 도입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이쯤 되면 예상이 가능하겠지만 바로 현대차 노조가 그동안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작년 이맘때쯤부터 혼류생산을 추진해 왔지만 노조는 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차를 생산하면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인력 감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반대하던 노조가
이를 수용했다
혼류생산에 반대해오던 노조가 최근 회사 제안을 큰 틀에서 수용했다. 기존 시스템을 고집해 생산성이 낮아지면 근로자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장마다 생산 차종이 고정되면 해당 모델의 인기 여부에 따라 작업 물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며, 물량 확보로 인한 노조 간 갈등이 생기다 보니 노조가 생각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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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것까지
노조와 협의를 하는가?"
한편, "왜 이런 것까지 노조와 협의를 하느냐?", "진짜 노조가 왕이다"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생산 일정과 관련된 것들은 노조와 무조건 협의를 보게끔 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노조의 힘이 너무 세져 회사가 노조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으며, 회사 발전을 위한 결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혼류생산도 노조 반대가 없었다면 작년에 도입되었을 것을 1년 늦게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 측은 울산 3공장 노조와 혼류생산을 위한 최종 논의 중이다.산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