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이나비
자신에 대한 속죄의 마음가짐으로 산을 오르는 일을 하게 해 준 줄리아 카메론에게 감사한다. <아티스트 웨이>는 내가 자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해 준 책이다. 늘 가족이 먼저이고 할 일이 우선이던 과거의 내가 없는 삶에서 자신을 찾게 해 준 책이다. 그가 한 말 ‘자신을 보물처럼 대하면 나는 강해질 것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이 책을 소개한다.
줄리아는 상처를 입고 누워있는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을 열고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독려했다. 당신을 통해 표현되고자 하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있음을 기억하라고 했고 당신의 작품이나 자신을 쉽게 버리지 말고 ‘당신을 통해 신이 작품을 만들도록 하라.’라고 가르쳤다.
자신의 창조적 영혼을 유지하는데 간단한 영양분과 보살핌을 제공하면 된다고 했다. 그녀의 말을 믿고 따라온 덕분으로 나는 글을 쓸 수 있었고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그냥 살아오던 평범한 일상에 한 스푼의 아티스트 데이트와 한 방울의 모닝 페이지가 쌓여가면서 자신이 회복되어 감을 느꼈다. 그녀가 마련해 준 12장의 글을 일주일에 한 편씩 읽고 정리해 보면서 조금씩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얼마 전 80이 넘어 한글을 깨친 칠곡의 할머니들이 <칠곡 할머니의 시가 뭐고?>라는 시집을 발간한 소식을 들었다. 그 할머니들을 보면서 진정한 아티스트다라고 생각했다. 그냥 죽을 수도 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이라는 변명을 뒤로하고, 어렵게 공부하고 그 살아온 힘든 세월을 경험으로 녹여낸 시는 정말 감동이었다. 줄리아의 말처럼 위대한 창조주가 그 할머니들의 창조적 마음을 열도록 도우신 거다. 창조성을 회복하면서 사람들은 훨씬 더 위대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는 줄리아의 말을 실현해 주신 분들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바로 사람은 글을 남긴다는 말이지 않은가. 자신만의 환경과 경험이 어우러진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다. 아니 가장 먼저는 나에게 희망이다. 자신이 하나 바로 서면 그래서 옆지기도 또 그 옆의 사람도 바로 서게 되는 일, 그것이 <아티스트 웨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읽고 쓰는 것의 통쾌함>이란 책을 쓴 고미숙 작가의 글하고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많다. 사람은 뭔가를 창조하는 기운을 갖고 있다는 그것이다. 고미숙 작가는 글은 잘 써야 한다는 생각, 책을 쓰면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저 멀리 던져두고 그냥 모든 일상을 기록해 보라고 했다. 기본은 ‘읽는 것’이다. 누구라도 읽기를 왜 하느냐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차순은 ‘쓰는 것’이다. 그 쓰는 행위가 아티스트가 되는 것 아닌가. 줄리아 카메론과 고미숙 작가 두 분의 선한 영향력으로 어떻게든 글을 써 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한 꼭지의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내 안의 아이를 관찰하면서 함께 놀고 있는 중이다. 자신을 찾고 싶거나, 앞으로 뭘 하며 남은 생을 보낼까 하시는 분들은 <아티스트 웨이>와 놀아 보시면 좋겠어요. 기대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일이 많답니다. 그리 안 되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