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나나
‘아티스트 웨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흥분도 하고 또 행복했다. 나를 잘 아는 친구가 동행하며 길을 안내해 주고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창조성에 상처를 입은 아티스트에게 자신을 알게 하고 기운을 차릴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줄리아 카메론이 쓴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창조적 연습을 통해 익힌 기법들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말하며, 가능한 한 부드럽고 편안한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작가가 의도했던 것처럼 각자가 가진 창조력을 발견하고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책 한 권을 가지고 12주를 지내며 에세이를 쓰고 과제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른 때 같으면 중간에 포기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뉴북스 팀과 함께 글을 쓰면서 서로의 다양한 생각과 글을 보며 이 과정을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여기에 그 과정을 적어본다.
창조성을 키우는 기본 도구
'아티스트 웨이'는 창조성을 키우기 위한 두 가지 중요한 도구를 소개한다.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이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아침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작업으로, 정신적 훈련과 자기 탐구의 시간이다. 처음에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점차 나의 솔직한 감정과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모닝 페이지를 쓰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내 마음을 정리하고,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 무조건 세 장을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억지로 쓰며 시간 낭비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제의 나를 기록하거나 오늘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다.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기도 하고, 계획을 세우며 상상력을 키우고 나를 격려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나에게 모닝 페이지는 하루를 위한 양식이 되었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자신을 돌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바쁜 일상에서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내 안의 창조성을 발견하고 자라게 하는 훈련이다. 처음에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기 위해 시간을 내서 혼자서 걸어보고 찻집도 가보지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고 어색하기만 했다. 만난 적이 없는 내 안의 나를 만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어색했다. 하지만 나와의 데이트를 반복하면서 아티스트 데이트가 나를 깊이 있게 알아 가는 시간임을 깨닫고 있다.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나 책을 보고 전시회를 가면 단순히 감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나 자신을 연결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서 느끼는 나만의 감정을 글로 써 보며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글을 쓸 수 있는 힘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늦게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줄리아 카메론은 격려한다. 창조성에는 끝이 없다는 믿음이 필요했다. 나이가 많다고 창조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티스트에게 나이 제한은 없으며, 내가 글을 쓰든 안 쓰든 시간은 흐른다. 흐르는 시간에 글을 쓰는 나를 올려놓고 시간과 노력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기대해 본다.
그동안 전자책도 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한 글도 썼지만 나의 글쓰기 실력은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글쓰기를 포기하고도 싶었다. 그때마다 이 책의 다음 챕터를 펼치면 작가는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나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동시성'이라고 생각한다.
한 주에 한 챕터를 읽고 매주 글을 쓰다 보면, 나의 성장이 느린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서 내 글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 나가려고 한다.
신께서 주신 창조력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힘들게 느껴졌던 이유는, 내 능력과 상관없이 잘 쓰고 싶고,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초보자인 나에게 그런 욕심은 마치 검열관처럼 작용했다. 그럴수록 글은 점점 더 쓰기 어려워졌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신이 우리 각자에게 창조력을 주었다고 강조하고 신이 주신 창조력이 나에게도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 주었다. 신은 언제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나와 동행한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를 억누르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아티스트가 되려면 먼저 신께서 주신 창조력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만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작은 실천과 용기를 통해서 모두가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글을 쓰며 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나를 응원할 것이다. 글을 쓰다 길을 잃게 되면 다시 이 책을 읽으며 나아갈 방향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