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이야기
아직도 엄마가 밥을 떠먹여 주고 있는데, 연습용 젓가락도 제대로 써보지 않은 아이인데, 유치원 규칙에 따라 초등학생들과 같은 급식을 먹게 되었다. 식습관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채 식당에서 식판에 밥을 받아 수저와 젓가락을 이용해 먹게 된 상황도 문제였지만 사뭇 달라지는 반찬 종류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지 조금 염려가 되었다. 그래도 어디든 인정은 살아있어 아무리 까다로운 규칙이라도 그 인정을 덮진 못했다. 형과 누나들은 느린 아이를 기다려주고 선생님은 곁에서 마지막 남은 음식을 먹여주시며 돌봐주셨다. 그렇게 한 고비를 넘을 무렵 아이가 돌연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택시에 올라타 안전벨트를 직접 매고 풀어야 하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손에 힘이 없는 아이는 벨트의 빨간 버튼을 눌러 혼자 내리는 것이 너무 버거웠다. 못하겠다는 아이와 도와주지 않는 선생님의 갈등으로 결국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그 날 저녁부터 벨트 푸르기 연습이 시작되었다. 며칠 뒤 택시 운행 경로가 바뀌어 마지막에서 제일 처음으로 타게 된 아이는 가장 먼저 안전벨트를 맬 수 있다는 사실이 황홀해 언제 울었냐는 듯 마냥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