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이야기
아이가 손에 힘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굳이 알림이 아닌 지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유치원에서 말하는 ‘손에 힘이 없다’는 것의 의미하는 바가 조금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학습활동에 포함되는 선긋기와 숫자 쓰기를 수행하고 한글을 그리듯 흉내라도 내려면 연필을 쥘 만큼의 힘이 있어야 하는데 선생님의 언급은 그 모든 것을 따라가기에 아이가 부족한 수준이라는 완곡한 표현이라 짐작되었다. 뭔가 조치가 필요했다. 어린이집이었다면 좀 부족하고 못 따라가도 개의치 않았을 테지만 8명밖에 없는 교실에서 막내인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활동에 걸
림돌이 되게 할 수는 없었다. 47개월 아이에게 만 두 살짜리용 쉬운 교재를 두 권 선물해 놀이인 듯 시도해봤다. 다행히 흥미를 느낀 아이는 혼자서 매일 선긋기를 연습하고, 숫자를 써보고, 금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쓰기와 그리기에 관심이 샘솟을 무렵 형 누나들에게서 자극도 받은 아이는 2주 간 훌쩍 커버렸다. 그 성장을 혼자 겪었을 아이 생각에 한 번 짠하고, 직접 그려 보내준 그림에 두 번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