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이야기
엄마를 잘 찾지 않는 아이였다. 곁에 있는지 존재만 확인되면 치대지 않고 혼자서도 잘 놀뿐 아니라 키즈 카페나 여행지에서도 그저 목적지와 목표만을 향해 돌진하는 아이였다. 처음 만나는 누구에게도 살갑게 잘 따르는 편이라 떨어져 지내는 동안 유난히 엄마를 찾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는 나름의 확신 같은 것이 있었는데 며칠 만에 만난 아이는 전혀 딴판의 모습으로 날 당황시켰다. 기차역에서 만난 엄마의 주변을 뱅뱅 돌며 놓아주지 않고, ‘엄마엄마엄마’ 부르는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냥냥냥' 혀 짧은 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품을 파고든다. 내 가방을 뒤지며 엄마의 흔적과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집요하게 찾는 아이의 본 적도 없는 어리광에 지켜보고 있던 주변분들 모두가 놀란다. 받아줘야지, 이해해야지, 모르는 맘도 아니다. 언제 훌쩍 큰 건지 머슴애 같은 모습에 멈칫하다 아직은 엿볼 수 있는 아기 같은 모습에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엄마는 뒷전인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문득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에게 충전기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애정을 충전해서 또다시 자기 갈 길을 가는 아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