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간

사는 이야기

by 유화

아이도 없고 남편도 떨어져 지내니 좋겠다, 한다. 생각해보니 싫지만은 않다. 어떻게 떨어져 살려고 그러냐, 걱정들을 많이 해주니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 시간에 조금 여유가 생겼고, 어쩐지 자유로운 듯해 보인다. 실제로는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을 늘 살펴야 하고 불현듯 찾아오는 외로움이 갑작스러워 스스로를 달래느라 버겁기도 하다. 누구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나보다. 아니면 원래는 그런 사람이 분명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더 이상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음악도 자주 듣고, 지방을 오가는 이동시간에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주 2회 운동에 독서모임까지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 전보다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소위 팔자에도 없던 ‘팔자 좋은 여자’가 된 것이다. 문득 자유로움과 마주하며 요리와 살림을 좋아한다 생각했던 나는 지금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끼니 한 번을 겨우 때우듯 차려주며 온갖 유세를 떨던 나란 실체를, 그 못난 맨 얼굴을 마주하며 시간이 많은 것이 꼭 좋지만도 않다고 외면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