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이야기
봄꽃이 개화할 생각도 안 하는 인천과 달리 구례는 꽃놀이가 한창이다. 아이들도 산수유축제다, 벚꽃 구경이다 빠지지 않고 계절을 맞이하러 다닌다. 게다가 지역 특성으로 인한 건지 도시에서는 가끔씩 있는 ‘숲 체험’이 늘 자주, 여러 번이다. 간식을 준비해달라는 유치원 안내에 따라 아이를 돌봐주시는 분은 여기 있을 때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싸서 보내셨다. 그런데 아이가 하원 길에 음료수가 마시고 싶다며 가방을 가리키기에 열어보니 아침에 싸준 음료가 가방에 그대로 있었다. 왜 남겨서 돌아왔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먹지 말래요, 하고 말한다. 마실 틈이 없었다던가, 그 시간에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미처 들지 않았다던가, 다른 상황이 있었는데 아이가 뭐라 입장을 설명할 수 없어 선생님 이야기를 둘러대나 싶었다. 그런데 그다음 소풍에서도, 그 다다음 소풍에서도 아이는 보낸 음료를 그냥 가지고 돌아왔다. 선생님은 정말 ‘물’만 마시게 하셨다. 자연스레 간식의 종류가 바뀌었고 삶은 감자와 잘게 썬 토마토를 먹고 돌아오는 아이는 언제 그랬었냐는 듯 그 규칙에 익숙해졌다. 간식에 대한 미뤄둔 갈증은 하원 길에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 보충하긴 하지만 아이는 확실히 자극적인 간식을 덜 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