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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화 Jun 07. 2016

먹여보고 써봐서 알려줄 수 있는  것

엄마 잘 골라 주었어요


출산을 앞두고 어떤 걸 얼마큼 준비해야 할지 몰라 차근히 리스트를 작성하고 직접 써보며 혼자 드는 생각들을 메모해두었다. 나중에 누구에게 보여줄지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나를 위한 후기를 작성한 것이다. 나름대로의 확신을 통해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확인 작업이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분유 선택은 무엇보다 신중해야만 하는 결정이었다. 누구에게도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모유수유를 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핑계 좋게 모유는 잘 나오지 않았고 다행히 아이는 분유를 먹고도 무럭무럭 잘도 컸다. 어쩌다 고른 분유로 잠시 논란이 되었던 안정성 문제도 피해갈 수 있었고 배앓이, 분유 토, 변비 등 분유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서도 자유로웠다.


임신 초기 무렵 엄마가 사용한 화학제품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 뱃속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는 글을 보고 샴푸와 바디제품을 모두 바꿨었다. 그 사이트에서 잘 팔리던 분유를 눈여겨보았다가 후기를 모두 읽어보고 선택했다.


겸사겸사 주방세제, 청소용품도 모두 바꿨는데 한국 제품도 가격이 많이 올라 그런지 유기농이라고 해도 비용면에서 크게 차이난다는 생각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우연이었고 큰 고민 없었던 결정 덕에 최근 화학제품 문제에서도 잠시 빗겨설 수 있었던 건 덤이다.


이미지 출처 : 유럽 유기농 전문 구매대행 사이트

제목 : 생우유 대신 계속 먹여요

17개월 들어섰는데 생우유 대신 대신 계속 먹이고 있어요.

홀레 덕분에 여태껏 무탈하게 잘 컸다고 생각하는 엄마입니다.

최근 젖병 빠는 걸 자연스레 끊게 되어 빨대로 마시게 하고 있어요.    

두 돌까지는 먹이려고요^^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사이트에 직접 남긴 후기글이다. 분유 수급이 어려울 때면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이용했는지 내 돈 주고 사면서 이런 사이트를 운영해주어 고맙다고 늘 번창하라고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아이는 커서도 늘 무언가를 마시고 싶어 했다. 시중에 나와있는 휴대성이 좋은 요구르트, 팩에 든 초코우유 등에서 지킬 수 있고 음료를 흘려 주변을 어지럽힐 수 있는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세척이 편리한 물통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었다. 덜어 마시게 하는 일은 쉬웠지만 그때마다 닦는 것도 번거롭고 대부분 일체형 빨대라 물때가 끼고 잘 안 닦이는 부분은 곰팡이가 피기도 해 계속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소재와 모양에 따라 물통 하나에 2만 원이 훌쩍 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도 구입을 망설였는데 결국 비교적 저렴하고 분리가 되어 쓰임새가 좋은 물건을 찾아냈다. 보리차도 넣어주고 우유도 담아주고 집에서 담근 매실을 채워 마시게 하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쓰던 것을 모두 버리고 서너 개씩 새로 갈아 사용했다.

Easy to Sip, Grip & Clean 뚜껑을 열면 부속품 4개가 모두 분리되어 세척이 가능하다

지나고 보니 없으면 안 될 것 같던 물건들도 사실 쓰임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고 기대치 않았던 의외의 물건이 너무 요긴하게 쓰여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것들도 있다. 그중에서 특별히 이 두 가지는 비슷한 물건을 필요로 하는 엄마들이 선택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모유수유가 더 좋다 아니다를 논하고 치아 건강을 위해 빨대를 물리지 않는 것을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엄마들에게는 자신만의 상황과 입장이라는 게 있고 다만 끝도 없이 구입해야 하는 물건들 중 선택이 어려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직접 만든 리스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만든 리스트를 한 번 쭉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출산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최소한의 것만 준비하고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서 뻔한 물건이라도 나와 아이만의 쓰임을 만들어간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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