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었다.
기싸움을 걸어온다고 느낀 것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채용된 늘봄에
수업과 관련하여 필요한 것들을
앞뒤 확인하고 부족한 것을 요청하고
뭐라도 되는 쪽으로 이야기하는 사람한테
전혀 다른 이야기로 뭉개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조금 화가 났지만 금세 가라앉았고
결국 사과를 받았지만
사과를 했든 안 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사과를 하지 않았어도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것이다.
사과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는 더 나아질 것도 없을 것이다.
이제 맺지 않아야 할 인연들은 돌아보지 않는다.
하루하루 일과를 쳐내기도 앞만 보고 가기도 바쁘다.
정확히 바쁨에 대해서보단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분위기 타는 상사도 살펴야 할 후임도
눈치 빤하게 움직여야 하는 사내정치도 없다.
지난날 너무 많이도 신경 썼고 상처받았고 이젠 그 일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나는 그저 이곳에서 내 한 몸
내 능력, 수업결과로만 말한다.
그래서 지난여름 마음을 조금 징-하게 했던
사진 한 장을 꺼내 들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진정한 배려는 요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