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생활을 하다 보면 같은 반 친구들은 야구부원인 아들을 조금은 다르게 인식한다. 그래서 훈련복을 입지 말고 꼭 사복을 입고 등교하라고 해도 겉모습으로는 같아질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 하교 후에도 함께 놀 수 없는 늘 바쁜 아이, 대회를 참여해야 해서 가끔 오전에 등교하지 않는 아이.
그렇다고 야구부원들과 제대로 된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특별한 관계인 건 틀림없었지만 그들의 목표는 친목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기에 초등학생 아이가 가꿔나가야 할 추억 쌓기와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좀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전학을 오기 전 알던 학교친구들, 어릴 적 인연이 되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마련했다.
D라는 친구는 오늘도 만나고 왔다. 1학년 때 만나 친구가 되었지만 그 친구가 먼저 전학을 갔고 이후 함께 주말 과학수업을 들으며 인연을 이어갔다. 둘은 처음 투탁거리고 맞지 않는 면이 있어 D엄마와는 어른들만 따로 만나자 할 만큼 성향이 달랐지만 오늘도 서로가 서로를 만나 너무 좋고 즐겁다는 고백을 이어나갈 만큼 관계가 발전을 했다.
J와 C는 아들이 전학오기 전 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아들이 가지 못한 길을 가본 친구들로서 아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는 친구들이다. 재밌는 사실은 J와 C도 야구를 좋아하게 되어서 둘 다 일반 클럽에서 최근까지도 야구를 배웠다는 사실이다. C는 LG팬이라 아들이 LG에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아들을 응원하고 다른 팀에 가게 되더라도 제일 먼저 유니폼을 사겠다고 말하는 다정한 아이다. J는 키움팬으로 고척야구장에 줄 서서 사인받는 즐거움을 아들에게 알려주었다. 셋은 만나면 야구 얘기도 하지만 무슨 말로 시간을 채우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대화를 하는 베스트들이다.
Y는 아들이 5살 때 옆집 친구로 만나 중간에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동안 아들을 초대해 준 적이 있었는데 타지에서 3주간 시간을 함께 보내며 부쩍 가까워졌다. 생일이 빨라 중학교에 먼저 진학해서 친구지만 형처럼 든든한 면이 있는 그 친구는 나중에 아들 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말해주는 우정을 보인다.
이 4명의 친구가 아들에게는 많은 숫자일 수도 있고 적은 숫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양적으로 채워주지 못한 우정을 질적으로 채워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언젠가 야구장에 찾아와 아들이 우승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해주는 친구들을 보며 아들의 성장에 우정이란 소중한 감정이 배어 있을 수 있음에 조용히 감사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