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아빠는 뭐 하나요?

by 유화

취미로 야구를 시작하게 한 것도

기존학교에서 나오도록 설득한 것도

지금 야구부 알아보고 컨택한 것도

픽업하고 현장 지원하는 것도

야구용품 사고 수리받고 레슨장도

엄마가 다 알아봤는데


그럼 아빠는 뭐를 할까?


다른 아빠들의 경우를 보면,

학교에서 대기하며 부모들과 소통하기

아이들 캐치볼 해주고 훈련 짜주기

촬영장비 동원해서 연습경기 기록하기

레슨장 현장대기하며 아이 상태 파악하기

연습경기 차량 지원하기 등등


보통 아빠별로 한 가지씩은 특화되어 있거나

대부분 2~3가지, 많게는 저 나열한 걸 다하는 분들도 계신데

아이의 아빠는 한 가지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


아니, 다시 정정을 하자면 저 나열한 거를 기준으로

아주 가끔 두 달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비치긴 한다. 그리곤 임팩트 있게 소통한다.

올해 두 번 정도 캐치볼을 해주긴 했다. 그런데 이제 볼이 쎄서 손이 아프다 한다.

촬영하시는 분 옆을 맴돌기도 했다. 심심하지 않게도 해드린 것 같다.

레슨장은 본인이 궁금해서 간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과의 소통이 주다.

연습경기는 회사에서 보거나 결과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듣는다. 관심이 없진 않은 거 같다.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 거 같으면서도

뭔가를 하고 있기도 하고

존재감이 없는 거 같으면서도 그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사람,

딱 한 가지 아이 아빠가 하는 일이 있긴 하다.


바로 다른 아이들 잘한다, 못한다 (특히 못한다) 평가하지 못하게 하는 것

이게 한 두 번만 하거나 개인적으로만 했다면 성격인가 보다 하고 말 텐데

작년 송년회를 기점으로 사석에서도 레슨장에서도

심지어 정기회의시간에도 찾아가 이야기한다.


야구는 아이들이 하는 겁니다, 내 아이가 소중하듯 다른 아이도 소중합니다.

다른 아이들 평가는 하지 맙시다, 우리 아이 얘기만 합시다를

주구장창 설파 중이다. 이 정도면 신념이다. 가끔 딴 세상에 사는 것 같아 창피하긴 하지만

고마운 마음도 조금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