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30
일주일에 레슨을 세 번이나 가면서 그 와중에 게임조까지 편성이 되어 아침부터 분주했다. 10시에 우선 한게임을 하고 10시 반에 레슨을 가는 일정이었고 첫 게임이 비슷한 수준의 4명이 모여 꽤나 팽팽하고 재밌게 진행이 됐다고 생각해서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옆코트에서 레슨을 마친 코치님이 나를 불러 세워 한마디 하셨다.
"앞으로 왜 안 가요?"
막연하게 인지하긴 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생각하고 넘어가려는데 이 주제가 레슨시간까지 이어졌다. 왜 앞으로 안 가는지, 못 가는 거라면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상대방 공이 길게 오고
(내가 뒤에 있어서 긴 거임)
한번 튕기는 공이 좀 더 처리하기 쉽게 느껴지고
(거기 데드존이라고 설명했고 쉬운 게 아니라 제일 어려워지는 공이라 했음)
가기 전에 이미 파트너가 처리를 하고 있고
(그게 바로 파트너한테 부담을 주는 포인트고 더욱이 내 앞 공간이 계속 뚫리는 거고)
등등......
계속 생각을 하다 결국 네트 앞 가까이 빠르게 오는 공을 치는데 자신이 없다 했더니 그렇게 이유를 알아서 이 부분을 도와달라 개선해야 나아질 수가 있다고 하셨다.
나는 게임이 꽤나 잘 풀리고 반응이 빨라졌다고 칭찬을 받아서 이번 주 노력한 부분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잠시 도취됐었는데 잠깐 잘하고말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앞으로 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예상외로 코치님이 언짢으시고 답답해하신 건 바로 파트너에게 민폐가 되기 때문이다. 친분으로 이해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서로 커버를 할 수 있을 때 나도 떳떳하게 게임조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진즉부터 하고 있었다.
특히, 피클볼은 테니스와 달리 앞뒤로 서서 커버하는 포메이션이 아니라 논발리존 앞에서 방패처럼 서서 지키는 운동임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오늘은 대화하느라 시간이 다 갔지만 그 어느 때보다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게임과 레슨을 병행하니 실전에서 드러나는 취약점을 바로 코칭받고 수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에 딩크, 둘에 발리
이 드릴을 속도감 있게, 방향도 다르게 한 10분 연속으로 받다 보니 두려움도 조금 사그라들었다. 레슨 끝나자마자 다시 게임에 투입돼서 레슨에서 연습한 부분 써먹어도 보고 나이차 많이 나는 언니분들께 점심도 얻어먹었다. 매번 언니이던 나는 여기서 약간은 꼬꼬마라 좋은 점이 있긴 한데 어색한 건 사실이다. 그나저나 앞으로 한 달간 교육으로 피클볼을 잠시 쉬어야 해서 너무나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