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계약을 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시작

by 유화

기세 좋게 지인 영업은 하고 싶지 않다했지만 그건 제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단 걸 아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만날 사람은 많아도 생각보다 보험과 관련된 얘기를 꺼내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또 제가 개척하고 싶은 법인절세 쪽은 아직 준비해야 할 것들이 남아서 초기 실적관련해서 가까운 지인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시작조차 안되는게 엄연한 사실이었습니다.


다행히 도와줬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첫 계약은 고객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 저도 실질적인 도움을 드린 것 같아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저의 첫 고객은 엄마입니다. 엄마는 제가 면접을 보기 전부터 계약 얘기를 꺼내기 시작해서 교육을 받는 동안에도 본인의 것을 설계하여 방문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금액은 100만 원. 엄마의 니즈는 이 돈을 가게 운영할 동안 3~5년 짧게 붓고 나중에 (그게 언제든) 돈을 찾아서 본인의 여유자금으로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1차적으로 이 돈을 A라는 상품에 10년 기간으로 가입해서 10년 1일 차에 원금대비 약 18%의 수익으로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 상품은 달러자산을 모을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이 있고 일부 종신까지 커버하고 있어 제가 꽂혀있는 상품입니다. 그러다 문득 일부를 건강보험으로 나눠서 해보는 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난 날 고객 등록을 받아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보험을 조회해 보고 생각보다 건강보험 보장이 안 된 사실을 확인한 뒤 계획한 바를 제안드렸습니다. 엄마도 대화 중에 소소하게 보험 혜택을 본 것들이 있긴 하지만 진단 자금이 부족해서 이를 강화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본인이 직접 설계사를 한 적이 있는 사람도 생각보다 자신의 것을 탄탄하게 준비하지 못할 수도 있구나와 보험은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돈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100만 원 중 27만 원은 건강보험으로 설계하고 나머지 73만 원은 처음에 생각했던 A상품으로 진행했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10년은 가입이 안 되고 5년만 가능한데 다른 방식으로 10년을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엄마는 4월에 다른 상품을 추가로 들어갈 계획도 있고 지금 상황으로는 가게를 오래 하지 않을 것이기에 5년 정도가 딱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결론의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10년을 제안하긴 했지만 다시 고민을 해서 5년으로 제안드렸으니 망정이지 제가 엄마의 상황을 점검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면 조금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처음 10년이라는 기간을 듣고 크게 동의는 되지 않으면서도 거절은 못하고 저녁에 잠자리에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저를 위해 보험을 드는 것이 아니고 고객을 위해 드는 보험인데 그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첫 계약으로 인해 여러 면에서 마음이 홀가분해 점이 있습니다. 어쨌든 영업조직이라 (생각보다 훨씬 더) 실적압박이 없을 수 없고 저를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 제 기본페이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이 계약으로 인해 이번 달은 안전한 코스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기간 큰 부담 없이 시험공부와 다른 것들을 차근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계약의 기쁨 못지않게 저를 기쁘게 한 것은 친구의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설계를 부탁했던 친구는 저에게 답변을 주기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던 상품과 비교해 보고 미뤄뒀던 ISA 계좌에 대해서도 알아보며 다시 한번 자산관리에 신경 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내가 설계해 준 상품이 필요하지 않아서 거절을 해야 하지만 제가 보기 편하게 표시해서 설명을 달아준 내용이 알아보기 쉬워 자료를 보는데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제가 앞으로 이 일을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을 했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계약을 해준 것보다 친구가 미뤘던 숙제 같은 일을 마쳐서 기쁘고 나에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기쁘고 또 그렇게 다정한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하루하루 잘할 있을 거란 생각과 앞으로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흔들리며 오늘도 출근을 합니다. 아직까지는 희망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