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으려면

또 하나의 태도

by 유화

직장생활을 잘하고 좋은 성과를 내려면 회사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아니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되는 게 참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좋아해도 버티기 힘든데 회사에 무슨 비전이 있나 싶다면 언제든 돌아서고자 하는 마음이 들 테니까요. 역시나 지금 회사에서도 루키스쿨이라고 해서 신입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지식전달의 시간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회사가 발전해 온 과정, 지켜가는 가치,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졌고, 그런 것을 보면 회사가 의도하는 바가 분명해 보입니다.


회사를 자세히 알리고, 교육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할 법한 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일을 시작하는데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놓고 회사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점이 없는데 좋다고 억지 부리는 것보다 정말 좋은 것이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렇다면 저도 한 번 믿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받아들이면 되니까요.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완전히 믿으면 인생 최악의 경험을 하거나 인생 최고의 인연을 만난다고 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설계사 준비를 하기 직전 그만둔 학원은 프랜차이즈라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교재가 있었습니다. 입사 전 학원 오픈 과정에 잠시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미리 그 회사 홈페이지와 가맹을 도와주는 본부장님의 도움자료로 그 회사의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좋아할 준비부터 했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좋다고 생각하고 확신할 만한 부분이 있어야 아이들을 보내주시는 학부모님에게도, 실제로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대부분은 동네라 가깝고 시설과 상담 등에 이끌려 등록을 하지만 프로그램과 티칭에 대한 의문을 품으시는 분들께는 자신 있게 저 말고 대기업의 힘을 믿으시라고 말씀드렸고, 일정 부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지금 이 회사에서 회사를 사랑할 만한 포인트로 잡고 있는 부분은 장시간 한 분야에 우뚝 서있었다는 명성보다 오히려 제가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준 부분입니다. 면접 전 저에게 같이 일을 하자고 한 분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저같이 보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회사는 뭘 믿고 기회를 주시는 건가요?"


회사에서 가장 잘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고 지금까지 그 약속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월 첫날부터 3주째 교육을 받고 있는데 회사는 정말 교육에 진심입니다. 본사교육이라고 해서 집합교육을 이틀 진행하고 매일 지점별 교육을 하면서 저녁이면 온라인 수강도 병행해야 하고 그 사이에 시험도 치렀습니다. 그리고 수료날인 다음 주까지 아직도 남은 교육이 시간표상에 자리하고, 저는 오늘 새로운 시험을 위한 문제집을 두 권 또 교부받았습니다. 다행히 지친다거나 골치가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음에, 특히 양질의 교육을 저 혼자 독차지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이 커서 여러 명의 강사님과 관리자분께 고개가 숙여지는 시간들입니다.


오늘은 그간 무척이나 궁금했던, '그래서 우리 회사에는 대체 어떤 상품들이 있고 어떤 점들이 좋은 거야?' 하는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중간 강사님 별로 2~3개씩 가장 좋아하거나 주력하시는 상품을 소개해달라고 묻기고 하고, 저라고 가정하고 가장 먼저 세팅해야 할 상품이 무엇인지 질문도 했는데 오늘은 모든 걸 일괄적으로 정리해 주시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이 부분을 초반에 하지 않고 시험을 보고 나서 진행하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전이라면 알아듣지 못할 부분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처음부터 그 누구보다 저의 전문성을 의심했고, 그게 두려워 가장 많이 매달린 부분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강사님들은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채워지는 그런 부분은 걱정할 것이 없다, 중요한 건 태도고 그리고 사람이다라고요. 처음 이 일을 하기로 하고 아들이 보여준 행동 속에서 '태도'를 보았듯이 오늘도 태도를 생각합니다. 저는 또 하나의 태도로 우선은 나를 위해 회사를 사랑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