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너의 언어(5) - 설명과 변명
2016.05.24(38개월)
"아, 물통 놓고 왔다."
식사를 마치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식당에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났다.
"그럼 갖고 내려와서 전화해. 차 돌려놓을테니까."
남편의 말에 아이가 들고 있던 내 휴대폰을 달라고 하자 아이는 싫다고 했다.
집에 갈 때까지 들고 있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 말을 하니 싫은 것이었다.
다시 설명을 했다. 네 물건을 놓고왔고, 아빠와 엄마가 통화를 해야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지금은 잠깐만 돌려달라고, 다녀와서 다시 가지고 있도록 해주겠다고.
그제서야 휴대폰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전화기를 받아들고 문을 열면서 "아니다. 번거로우니까 여기 있어. 내가 다시 올께."
그렇게 말하고는 냅다 뛰어 물건을 찾아들고 차 문을 열며,
"엄마왔어." 하고 환하게 웃었는데,
"엄마, 아빠한테 전화 안했잖아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다.
전화를 쓰지도 않을 거면서 왜 가져갔느냐는 말이겠지.
내 전화기 가져간건데 나 왜 혼나는 기분이 드는거니?
가끔 생각지도 못한 핵심을 찌르는 네가 나는 많이 무섭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