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의 날씨,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너무 방에 오래 박혀있었나 보다.
나는 어떤 경계선에 있었고 아직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놀기밖에 더해?' 하는 용기 있는 결심을 한 뒤에 따라오는 불안을 피하진 못했다.
내가 경계선에 선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나 스스로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무서운 생각은 내게 현실의 각박함을 일깨워주었고 이 현실에서 벗어나 어떤 깊은 생각을 하도록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떤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설명이 가능하지도 않아서 주변에 말을 하는 건 의미없게 느껴진다.
다행히 굳이 누구에게 털어놓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굳이 이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 그걸 해결하기 위해 또 에너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니까.
그나마 내가 하는 건 하루 몇 분 책을 보고 인상 깊은 문장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곱씹는 것뿐이다. 어떠한 목적도 없이 최소한의 에너지를 들여서 이어나가는 것 그걸 간신히 하는 정도다. 살면서 감정기복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아무 대책도 없이 직면하면 적응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아마도 조금 지나면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꾹꾹 눌러 담은 내 마음을 적어놔야겠다는 생각으로 불안을 잠재운다.
난 그렇게 아주 조용히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작가들이 수고스럽게 정리해놓은 수많은 생각과 목적에 대해 묻는다.
나는 모른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 생각한다. 잘 모르겠다. 다만,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에 질려버렸다. 좋은 글을 쓰려면 일단 글을 써야 한다. 의식적으로 이런 목적을 생각하며 더 파고든다.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일까?' 하루 2시간, 독서와 글쓰기를 실천하려 한다. 그래, 생각났다. 좋은 글을 부단히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