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길은 위험하다.

책리뷰 <보랏빛 소가 온다>

by 재미나

'위험한 길이 안전한 길이다.'


이 책은 마케팅의 새로운 P에 대해 소개한다. 기존의 P는 Product, Pricing, Promotion, Positioning 등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케팅 체크리스트이다.


이 새로운 P는 '보랏빛 소_Purple cow'다. (20주년 뉴 에디션, p.17)

작가는 여행하다가 소 떼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그 모습에 매혹되어 감탄했지만, 다들 비슷한 모습에 금세 지루해졌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보랏빛 소'라면 흥미 있지 않을까? '리마커블 Remarkable'이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고, 주목할 만하며, 예외적이며,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즉, 따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 내용은 여기까지만 정리하고, 요즘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회계/재무 쪽의 일을 하고 있으면서 늘 무언가에 목말랐다. 명확한 숫자만 보는 직무이지만, 그걸 넘어서는 어떤 추상적이며 직관적인 부분에 관심이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본다면 뭔가 달라질까 해서 이직도 몇 번 했지만, 본질적으로 업무의 특성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는 책을 더 많이 읽고, 내 생각을 글로 적어보기도 하는 중이다.


'안전한 길은 위험하다.'는 말은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요즘 '나는 솔로, 솔로지옥'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늘 비슷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지만 '이야기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건 단연 빌런의 등장이다. 주목받으려면 매 회 자극적인 내용을 뽑아내야 하는 현실이라 어쩔 수는 없겠지만, 사실 그런 내용이 따분하지 않고 재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감한다.


완벽한 것, 안전한 것은 필연적으로 재미가 없다. 콘텐츠도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시 그동안 봐왔던 비슷하거나 흔한 내용은 통편집되거나 낮은 조회수로 외면당한다.


'고요하면서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쇼펜하우어의 말까지 인용하면서 썼던 이전의 글과 조금 앞뒤가 안 맞나 싶다.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 곧 요즘 주목받는 콘텐츠이니 말이다. 물론 내 삶에 대한 자세와 요즘 소비트렌드를 엮어버리는 데에는 별로 논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리마커블 Remarkable이란 단어와 책에서 말하는 의미에 대해 알게 된 후 매일 자주 생각하고 있다. 내 눈길을 끄는 주변의 무언가 뾰족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고 있다. 마케터는 아니지만, 리마커블 한 것을 알아보는 안목은 결국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리마커블 한 사람은 어딜 가도 존재를 드러내고, 따분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일을 할 것이다. 두려움이나 타성에 휩쓸리지 않고 남들과 경쟁하지 않으며 멀리 나아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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