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 앞에서 잠시 멈칫하게 된다. 나에게도 분명 취향이 있는데, 막상 말하려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단순히 좋아하는 걸 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우리는 종종 “독서를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말로 취향을 표현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 표현만으론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찰랑이는지까지는 담기 어렵다. 좋아함의 결을 더 섬세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취향 X: 독서를 좋아한다
취향 O: 여운을 남기는 문장을 필사하는 걸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책은 꼭 3권씩 사서, 하나는 내가 갖고, 나머지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한다.
또는,
취향 X: 여행을 좋아한다
취향 O: 여행지에서는 꼭 오래 걷는다. 현지 언어의 단어 하나라도 배워보려고 애쓴다. 작은 서점이나 소품샵을 찾는 게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이처럼 취향은 ‘무엇을 좋아하는가’보다 ‘어떻게 좋아하는가’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사람만의 방식과 태도, 반복되는 습관 속에서 드러나는 어떤 '결'이다.
모든 사람에겐 분명 취향이 있다. 아직 찾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지 ‘경험이 더 필요한 시기’ 일뿐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만지고, 느끼며 자신에게 맞는 색깔을 천천히 발견해 나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취향을 찾는 일은 결국 ‘나’를 더 잘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만의 작은 루틴, 반복되는 습관, 사소한 집착 속에서 지도처럼 펼쳐지는 그 사람만의 세계.
당신의 취향은 어떤 모습인가요?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 조각 하나를 찾고 나만의 지도를 만들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