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의식 만들기
오늘 아침 수술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환자가 수술 전 대화를 나누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중요한 일은 반드시 소수로 떨어지는 날에 합니다. 오늘이 소수로 떨어지는 날이라 느낌이 좋네요.”
그는 은퇴한 수학 교사였다. 소수. 오랜만에 듣는 말이다. 1과 자기 자신 외에는 약수가 없는 숫자.
이날이 마침 13일이었고, 13은 소수 맞다. 문득 궁금증이 들어 물었다.
“수학 교사이셔서 숫자와 관련된 징크스를 가지고 계신 건가요?”
환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마이클 조던은 경기 중 졸업한 고등학교 UNC의 농구 언더웨어를 유니폼 안에 착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습관이 계속해서 승리의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농구 선수 서장훈은 자유투를 던지기 전에 반드시 공을 다섯 번 튕겼다. 다섯 번을 튕기지 않으면 이상하게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흥미로운 사례들도 있다.
슈퍼볼 챔피언 톰 브래디는 경기 전 특정 스무디를 마시는 것을 루틴으로 삼았으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공연 전에 반드시 숫자 “13”을 몸에 적었다. 그녀에게 13은 불운이 아니라 행운의 상징이다. 또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는 경기 시작 전 잔디를 만지는 의식을 갖는다. 이들은 모두 징크스를 통해 자신만의 리듬과 안정을 찾는다.
나도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모발 이식을 할 때 반드시 측면 헤어라인부터 시작하며, 첫 이식은 반드시 양쪽에 24개씩 심는다. 왜 하필 24인지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 해야 수술이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러한 작은 루틴을 하면 마음에 안정이 온다.
징크스를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만의 의식을 만드는 것인 것 같다. 이러한 의식은 때로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암시를 주고,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지키기 어려운 징크스를 만들면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왕 징크스를 만들 거라면, 간단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징크스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어떤 징크스든 그것이 나만의 작은 의식이 되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독자분들은 어떤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