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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삶조각사 이지원 Feb 09. 2022

잠을 안 자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왜 잠을 자야 할까?

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잠을 안 자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왜 잠을 자야 할까?


아침에 일어나 새 기운으로 하루를 정말 열심히 살면, 밤이 돼선 푹 잠들게 된다. 또 잠이 들 땐 질 좋은 수면을 취함으로써 우린 원하는 시간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루를 열심히 살려면, 우린 좋은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겉으로 드러난 잠의 외형에 대해 알아봤다. 이를테면, 아침형 인간이 왜 돼야 하는지, 아침이 중요한 이유와 그리 소중한 아침을 방해하는 불면의 정도, 아침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스타일, 생체 시계와 생체 리듬, 잠을 방해하는 불편한 수면 장애들, 좋은 걸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까지 알아봤다. 그럼 이젠 잠이 대체 뭔지, 잠의 본질과 그 실체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이미 겉은 훑었으니 이번 장부터 잠의 속을 알아보고, 이어선 어떤 전략으로 잠과 한판 붙어 볼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제시할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오늘은 사람이 잠을 자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왜 잠은 자야 하는 건지, 마지막으로 수면의 종류를 알아보고 마무리한다.



사람은 하루에 약 30%를 잠자는데 소비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을 80년이라 할 때 무려 24년을 잠자는 것이다. 인간뿐이 아니다. 동물들도 잠을 잔다. 특히 야생 동물은 잠을 잘못 자면 큰일이 난다. 자는 동안 천적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니 넋 놓고 자는 건 목숨을 내놓는 일이다. 그래서 야생 동물은 수면 방법이 독특하다.


예를 들어, 갈매기는 날면서 잠을 잘 수 있다. 진짜? 필자도 몰랐다. 돌고래는 헤엄을 치면서 뇌가 좌우 교대로 잠을 잔단다. 세상에나. 어른이 된 아프리카 코끼리는 서서 3시간이나 잠을 잘 수도 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목숨보다 중한 건 없을 텐데, 그걸 내놓고 잠을 자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1  잠을 안 자면 어떻게 될까?


잔인하긴 하지만 과학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잠을 재우지 않는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이 된 쥐는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피부에 종양이 생겼고, 체온이 급격히 떨어졌으며, 먹이를 먹어도 몸은 바짝 말라갔다. 4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감염증으로 죽고 말았다.


이 실험을 한 사람도 있었다. 1964년 미국 한 고등학생이었는데 잠 안 자기 기네스북에 도전한 것이었다. 그는 무려 264시간 동안을 한숨도 자지 않고 깨어 있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2일째부터 눈의 초점이 일정하지 않아 TV 시청을 할 수 없었다. 3일째부터는 기분이 급변하고, 토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4일째부터는 기억력이 떨어졌다. 집중력은 낮아지고, 심지어 환각까지 보였다. 이제 6일째가 되자 물체를 입체로 보는 능력이 떨어졌다. 7일째는 혀가 돌아가지 않았으며, 8일째는 발음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9일짼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 10일째부터는 기억이나 언어에 관한 능력이 매우 낮아져, 결국 12일째에 실험을 중단하고, 이어 14시간 40분 동안 잠을 잤다.


사람에게 했던 비슷한 실험은 또 있다. 피험자의 뇌파를 관찰해 잠을 못 자면 어떤 상태가 되는지 알아봤다. 잠을 못 잔 지 이삼 일째가 되면 이때부터 스스로 잠 깬 상태(각성)를 유지하지 못했다. 몸이나 입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겨우 깨어 있을 수 있었고, 시간이 흐르자 이내 미세 수면(micro sleep) 상태가 됐다. 여기서 미세 수면이란 몇 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잠을 자는 것을 만한다. 깜빡 조는 것이다.


쏟아지는 잠을 억지로 깨우려는 상황을 그려보면 좋을듯하다. 뇌파 실험이 조금 더 흐르자 이젠 미세 수면과 함께 인지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지고, 오인이나 착각, 초초 등의 정신 상태 변화까지 일어났다.


이와 같이 사람이나 동물은 모두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몸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큰 스트레스를 받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나아가 신체 건강까지 나빠지는 심각한 상황도 찾아온다. 아마 어느 정도 진화된 동물 중에 잠을 잘 필요가 없는 동물은 없을 것이다. 특히 다른 어떤 신체 부위보다 뇌는 동물이 일상 활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에 잠을 자 뇌를 쉬게 하고 재충전해야만 한다.

Photo by Minnie Zhou on Unsplash

 2  우린 왜 잠을 자야 할까?


사람은 자면서 회복이란 것을 한다. 뇌가 활동하면서 쌓인 피로를 수면이 회복시키는 것이다. 알다시피 뇌는 신체의 정보를 처리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우리 몸의 2% 밖에 되지 않지만 몸 전체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18%를 소비한다. 활동한 뇌에 쌓인 피로를 풀어야 하는데 계속 일만 시키니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뇌는 뉴런이라 부르는 신경세포 약 1,000억 개로 구성되어 있다. 수상 돌기와 축색돌기를 축으로 수많은 뇌세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뇌세포와 뇌세포를 연결하는 것이 시냅스고, 우리 뇌는 약 100조 개의 시냅스 연결로 만들어진 아주 복잡한 초고성능 컴퓨터다.


우리 눈과 귀, 촉각 등 감각 기관이 수집한 정보는 전기 신호로 바뀌어 시냅스를 통해 뇌세포에 전달된다.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우린 기억하고 학습하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잠은 이와 관련해 '항상성 유지'라는 중책을 담당한다. '항상성 유지'란 주변 환경으로 깨진 평형 상태를 원래대로 복구해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더울 때 땀을 흘리고, 추우면 몸을 떠는 것처럼 말이다.


'항상성 유지' 일환이지만 우리 몸은 잠을 자면서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한다. 이번에도 쥐에게 실험을 했는데, 쥐의 뇌 속에 각각 똑같은 양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넣고,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잠을 자게 놔두고, 다른 한쪽은 잠을 못 자게 했단다. 어떻게 됐을까? 짐작대로, 잠을 잔 쥐의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더 빨리 제거됐다. 참고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


뇌와 수면의 관계는 1929년 뇌파가 발견된 후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최근 MRI(자기공명 영상법), MRA(자기공명 혈관조영법)나 PET(양전자 단층촬영법)와 같은 최신 기술을 응용하면서 뇌와 수면에 관한 연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그 결과, 아직 여전히 수수께끼가 많은 분야지만, 수면이 호르몬의 미묘한 분비에도 관여해서 미용이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깊이 잠을 자는 사람은 뇌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궁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생활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잠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많이 풀려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인간은 점점 깊은 잠과 멀어진다. 수면 메커니즘은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동안 획득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류, 양서류, 파충류와 같은 생물은 피곤할 때 몸을 쉬기만 해도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뇌가 발달한 포유류는 몸을 쉬는 만으론 안된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뇌를 쉬게 해 줄 필요가 있고, 복잡한 수면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놀라운 수면 메커니즘은 해가 뜨고 지는, 즉 규칙적으로 낮과 밤이 반복되는 자연주기에 맞춰 움직인다. 문제는 현재를 사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면 메커니즘에 역행하는 환경에 처해진다는 것이다. 조명기구의 발명으로 과거와는 달리 본래 잠들어야 할 밤에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대도시는 밤이 되어도 무수히 많은 별빛처럼 반짝일 정도다. 이에 사람들의 활동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이러한 경향은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더욱 가속화된다. 이른바 밤낮 구분 없이 경제활동을 하게 됐다는 말이다. 너무 극단적인 비약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의미에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애초의 수면 메커니즘이 작금엔 서서히 퇴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좋은 잠을 자지 못하면 인간에게는 스트레스가 생겨난다. 깊은 잠을 이룰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된 상황, 인류 문명이 고도화됨에 따라 사회구조도 인간관계가 자꾸 복잡해져만 간다. 지난 스트레스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른 스트레스가 계속 쌓인다. 이 스트레스는 또 우리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좋은 수면까지 앗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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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수면의 종류


결론은 났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인간은 잠을 자야 한다. 휴식을 위해, 피로 회복을 위해 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잠을 자는 동안 뇌의 모든 부분이 휴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큰일 난다. 우리가 잠을 잘 때 휴식을 취하는 부분은 지각과 사고, 운동 등을 담당하는 대뇌다. 그렇다고 이 대뇌가 한꺼번에 몽땅 쉬느냐 그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깨어 있을 대 많이 사용하는 부분일수록 수면 중 적게 활동한다. 이런 대뇌와는 달리 생명유지를 위한 활동을 하는 뇌간은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 뇌간은 수면이나 각성을 제어한다. 잠잘 때 뇌간은 바깥 정보의 입력을 막거나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근육으로 보내는 신호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수면의 종류에는 렘수면과 논렘수면 두 가지가 있다. 렘수면이란 몸은 움직이지 않는데, 대뇌가 일부 활발히 활동하는 상태다. 이때 보이거나 들리거나 움직이는 감각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우리가 말하는 꿈이다. 눈은 감고 있지만 안구는 빨리 움직이고,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하며, 심장박동수가 높아지기도 한다.


반면 논렘수면은 대뇌의 활동이 전반적을 렘수면에 비해 낮다. 몸을 뒤척이는 등의 어느 정도 신청 활동은 동반한다. 이때는 호흡과 심장박동수가 굉장히 적다. 또 이 땐 거의 꿈을 꾸지 않는다. 꿔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꿈을 꿨다고 기억할 수 있는 상태는 렘수면이다.


잘 일어나려면, 꾸준하게 아침을 즐길 수 있으려면 잘 자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좋은 잠을 자야 한다. 말한 대로 Chapter2. 에서는 잠의 본질과 실체에 대해 공부해 볼 것이다. 잠이 도대체 뭔지 알아야 좋은 잠을 자는 방법이나 같은 결과라도 조금 더 수월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법을 깨달을 수 있을 테니까.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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