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책 읽기가 안된다는 유형 2가지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by 인생 해 캡틴 하루

주로 하는 일이다 보니 독서법과 관련된 조언을 많이 하게 된다. 그중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유형은 조건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도 책 읽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이다. 해보고 싶은데 안 된단다.


나 역시 그것 때문에 어려웠기 때문에 동병상련 그 괴로움을 잘 안다. 여기서 먼저 바로잡아둬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완벽주의자와 성과주의자가 반드시 부지런하고 성실할 것이란 선입견이다. 과거 나는 지독한 성과주의자에 완벽주의자였지만 게을렀다. 그러니까 게으른 완벽주의자도 있는 거다.


이들은 일종의 각박증 같은 것들이 있다. 과거 누군가로부터 주입된 독서에 관한 어떤 신념이나 규칙 같은 것들이 있고, 그걸 지키지 않으면 불안하고 답답해서 못 산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거나 책을 읽으면 기록 혹은 메모를 남겨야 나중에 쓸모가 있다는 식이다. 책에는 낙서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포함해서.


문제는 좀처럼 나가지 못하는 진도다. 그들은 출처를 모르는 신념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갖다 댄다. 책 읽기에 있어서 규칙이 많으면 많을수록 권 수가 쌓여 갈 때마다 독자는 쉽게 지친다. 일반인도 처음 시작할 경우 보통은 그럴진대 완벽주의자나 성과주의자들은 원칙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극도로 불안하고 답답하다.


완벽주의자들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느낀 바를 기록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다음으로 성과주의자들은 "투자 대비 확실한 뭔가"를 찾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 보라. 책을 읽을 때마다 거기서 뭔가를 뽑아내야 한다는 게 얼마나 중압감을 주게 될지. 매번 책에서 인생이 바뀔만한 교훈을 얻거나 진리를 깨달을 순 없다. 자신을 돌아보게 되거나 엄청난 영감을 얻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론 책을 끝까지 읽어도 마땅히 기억에 남는 문장 하나조차 없을 일도 많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았다면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들은 쓸모 있어야 한다는 책 읽기 강박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모든 걸 완전히 자유롭게 바꾸란 말이 아니다. 너무 경직되어 있는 틀을 부수란 말이 아닌 것이다. 죄다 뜯어고치려고 하지 마라. 틀의 형태는 두고, 적당히 유연해질 수 있는 선에서 부드럽게 바꿔라.


먼저 완벽주의자 같은 경우는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여러 권 사서 반복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 특히 처음과 끝이라는 개념이 없는 책이 포인트인데,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좋은, 그러니까 소설이라도 장편보다는 단편 소설 모음집 같은 것을 추천한다. 한꺼번에 집중해서 바꾸기가 어렵다면 버겁더라도 현재 책 읽는 스타일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 읽어주면 도움이 된다.


다음은 성과주의자의 해결책이다. 다소 감상적이긴 하지만 책 읽는 목표를 바꾼다. 단기 위주로 목표를 세우고 읽었다면, 장기 위주로 바꾸고, 목표도 원대하게 세울 것을 권한다. '1년 안에 300권 책 읽기' 같은 목표에서 '지금보다 행복해지기'라던가 '좋아하는 작가 몰아 읽기'처럼 좀 더 크게 만든다. 성과 목표의 구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한때 국내 출판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책이 있었다. 읽어 보진 못했어도 제목은 모두 다 알만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때 화두는 멈추거나 대체로 비우는 것이 대세였다. 바삐 달리다가 멈춰 서 주변을 둘러보거나 너무 많이 구겨 넣어 돌아버릴 지경에 가까운 머릿속을 조금 비워야 한다는 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였다.


강박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강박으로 몰아세우던 것을 멈추는 것이다. 옴짝 달싹도 못하게 빼곡히 들어 차 아예 여유가 없는 상태를 비워 버리고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일이다. 섣불리 강박을 없애겠다고 무너트려서는 안 된다. 절대로. 강박의 틀이 사라지면, 곧 당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니 함부로 할 일이 아니다. 적당히 내려놓고 적당히 비워서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이 전수하는 독서법 노하우의 핵심이다.


일정 기간에 몇 권을 읽어야 한다거나 역사 책은 재미없다. 고수들이 추천하는 책이나 고전만이 '제대로 된 읽을거리'라는 등은 모두 편견이다. 편식을 하면 건강하기 위한 필요 영양소를 얻게 되지 못하는 것처럼 책 역시 치우쳐 읽으면 발전이 없다. 그냥 지식이나 정보 몇 가지를 얻어서 실생활에 써먹을 정도라면 뭐 나쁘지 않다. 하지만 책으로 인생을 한번 바꿔보려 한다면 편식은 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유난히 남의 눈을 의식하고 현 위치는 생각 않으면서 높은 목표만 세워 읽는 독서가들이 있다. 특히나 SNS가 일상의 필수 템이 된 요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 스스로 '있어빌리티'하게 보이려는 아이템으로 책을 선택한 경우다.


목표가 엉뚱한 곳에 있다 보니 생각을 만든다거나 책을 통해 행복해진다는 것은 보기 좋은 허울일 뿐이다. 이들은 남들이 봤을 때 있어 보일만한 책, 유행하는 책, SNS에서 반응이 많은 책들만 쫓아서 읽는다.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 저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충고가 가능한 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란 거다. 왜? 그들의 경험상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있어 보이기 위해 쫓겨 가면서 읽는 책이 우릴 얼마나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의외로 답은 이미 간단히 정해져 있다. 책을 무엇 때문에 읽는지도 도합 두세 가지로 압축된다. 너무 단조롭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사실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대부분 독서의 본질을 캐묻고 캐묻다 보면, 행복하기 위해 아니면 삶을 바꿔보기 위해서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와닿지 않는 독서 목표를 정해서는 힘들다. 하지만 어느 정도 독서력의 기초가 다져졌다면 원대한 목표로 교체하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늘 하는 얘기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고, 깨달았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누구나 책을 읽는 목적은 삶을 변화시켜 행복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