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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삶조각사 이지원 Sep 12. 2022

나란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지난 50대가 너의 30대에게

나란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전직이나 커리어의 성장이 꼭 아니더라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가치'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시장에서 사람의 가치는 '필요'와 '인정'에 의해 결정된다.

누군가 시장에서 당신을 필요로 하고, 상대방이 그 적임자로 당신을 인정하면

비로소 당신에겐 일종의 '사회적인 가치'가 생기게 된다.


특별한 것도 없다.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고, 인정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당신의 가치는 저절로 높아져 올라간다.

반대로 필요든 인정이든 당신을 찾는 이가 없으면 당신의 가치는 낮아진다.


이걸 한 마디로 정의하면, 사람에게 있어 '가치'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평가하는 냉정한 값어치,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얼마짜리 인간인지에 대한 타인의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 안에는 그간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만든 자신만의 강점, 그리고 타인과 구별되는 차별화 포인트가 들어 있다.


'차별화'는 원래 마케팅 용어다. 시장에서 타사 제품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부가가치와 우위성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시장 가치의 차별화'다. 존경해마지 않는 마케팅의 구루 세스 고딘은 이 개념을 '리마커블(Remarkable)'이라고 불렀다.


당신이 성공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 가끔 우린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시장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또 나아가 당신의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당신은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가?"




앞서 언급한 마케팅 비즈니스의 구루 세스 고딘은 '리마커블'이란 개념을 마치 동화처럼 설명한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도 썼다. 요점은 남들 하나씩 다 있는 이 스펙 저 스펙 쌓아서 흔하디 흔한 누런 황소가 되지 말고, 남보다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장점을 살려 겉으로 보이는 색이라도 바꾸란 말이다.


사실 본질로 접근하자면, 보랏빛은 소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육우라면 보랏빛이라고 고기 맛이 더 좋을 리 없다는 것을 우린 안다. 젖소라면 보랏빛이라고 우유가 더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세스 고딘 같은 알아주는 사람이 가치, 그러니까 고기 맛을 더 좋게 하라거나 우유가 잘 나오게 하라는 말 대신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보랏빛 색깔의 소가 되라고 한 것일까.


비록 주관적이긴 하지만 다년간 마케팅을 공부해 온 강사로서 나는 세스 고딘의 뜻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 일단 전제는 마케팅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도 많이. 아무리 훌륭한 가치를 지닌 상품이나 서비스라도 눈에 띄지 않으면 자신을 알릴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는 냉혹한 마케팅 시장을 꼬집는 말이다. 기술이 극한으로 발달하고, 지식과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세상에서 압도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 엄청나 보이던 전기차가 실제 상용화되고 길거리를 저렇게 다양한 브랜드로 활보하는데 불과 5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 처음은 다소 손쉽게 될 수 있지만 유일한 것이 되긴 불가능한 세상이 됐다. 주목받지 못하면 자신의 뛰어남도, 내재된 자신의 가치도 알릴 기회를 잃는다. 당신이 처음이었을지 모르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니 며칠 지나지 않아 당신의 경쟁자들은 클론처럼 복사되어 나온다. 너른 초원을 발견하고 당신이 한가로이 처음으로 풀을 뜯자마자 순식간에 당신과 같은 누런 소들이 그 소식을 SNS 같은 곳에서 접하고 찾아와 같이 풀을 뜯는다. 처음엔 초록색에 대비된 누런 소인 당신 돋보였으나 이젠 수많은 누런 소 사이의 그냥 또 다른 조금 덩치 큰 누런 소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나는 30대를 조금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평한다. 무모함은 물론 20대가 더 강력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30대의 무모함에는 견고함이 있다. 무모함이란 말엔 성공을 부르는 5가지 키워드 중 '위험 감수'라는 개념이 내재돼 있다. 스노보드를 예로 들어보자. 스노보드를 탈 땐 자주 넘어지는 과정을 통해 속도가 빨라져도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운다. 그러니까 실력이 늘면 타는 속도가 빨라지는데도 잘 넘어지지 않게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만족해 안전을 추구한다고 속도를 더 이상 내지 않으면 비록 넘어지는 횟수는 줄어도 절대 남 앞에 내놓을만한 실력을 기를 순 없다. 안전하지만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안주하면 더 이상의 진보는 없다.


지금의 50대가 나의 3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도전하라는 것이다. 속도를 조금 더 올렸으면 좋겠다. 너른 들판에 누런 소로 남아 있지 마라. 보랏빛처럼 조금 튀어 보여도 좋다. 성장을 위해 우린 조금 모험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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