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겨울.

미 국 일 기

by 우나은


1월과 2월이 지나갔다.

시간은 언제나 이렇다.

지나고나야 또다시 빨랐구나, 하게된다.



덴버 다운타운 로도 가까이. 오랜만에 걸었다.

아직은 겨울이 가득한, 이제는 삼월이 된 거리.




코끝에 닿는 바람결이 조금 시리더라도

겨울이 묻은 이 풍경이 좋아서 입끝이 실룩인다.

비로소 내가 있는 세상속 같달까.




코로나가 점점더 거세게 퍼져간다는 뉴스를 접하며

평범한 일상이란 게 얼마나 당연하지 않은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일상의 깊이를 실컷 실감했으니,

이제는 그만해주어 라고 속으로 되뇌인다.


올여름 한국에 가는 것만을 고대하고 있던 나다.




도시의 풍경이 차갑다고도 하던데,

차가운 날씨에 고요하고

차분하며 세련된 이 분위기가

나는 참 너무 좋은데.




자존심은 지키면서 쓸데없는 아집은 내려놓고 싶다.

가끔 나조차도 내가 지키려 애쓰는 게 자존심인지 아집인지 헷갈릴 때가 있고, 매번 그 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나야 알게된다. 내가 지켜낸게 자존심인지 아집인지.


현명해지고 싶어서,

오늘도 끊임없는 순간을 살고있는 나.




어른이 되니 어린이가 되고싶다.

생각이 깊어지니 생각이 얕았던 때의 내가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진 않으니

이또한 아집일까, 자존심일까.




겨울의 거리는 차분히 내 것 같았다.

그대로가 좋아서 조용히 가라앉는다.


가끔은 시간이 멈춘듯 살고싶다.




오랜만에 들른 서점에서 나는 오래된 나무 냄새.

일부러 사각거리는 종이의 책을 찾아 고개를 묻는다.

아날로그가 여전히 사랑받는 디지털 시대이기를.




삼월이 되었건만

아무런 준비 없이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밤새 잠을 못 잤더니 머리가 띵 하다.

고소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급하게 마음먹진 않으려고.




오늘을 충실히 살아

겨울처럼 차분하고

봄처럼 생그러우며

여름처럼 뜨겁고

가을처럼 온화한


사계절을 닮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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