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아내의 여행] 우리의 여행은 조율 중입니다

ENFP 아내와 INTJ 남편의 여행

by 뉴잼 NEW JAM

아내는 전형적인 ENFP다.

즉흥적이고, 느껴지는 대로 움직인다.

직감에 몸을 맡기는 사람이다.


그런 아내를 만나 흥미로웠던 점 하나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고한다는 것이다.

“내일 몇 시에 출발할까?”

“8시 17분.”

“…17분?”

나는 평생 계획을 세울 때 5분 단위 이하로 쪼개 본 적이 없었기에, 17분이라는 숫자는 참 낯설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는 순간, 아내의 능력은 극대화되어 치밀한 계획형 J로 변신한다.

결혼 전부터 아내는 친구들 사이에서 알차게 여행을 꾸미는 플래너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한 친구는 그녀가 세운 여행 계획에 비용을 지불하겠다고까지 했다.


아내는 자극을 수집하고 그걸 에너지로 삼는 사람이다.

ENFP 특유의 감각 확장이 여행지에서 폭발한다.

반면 나는 공백이 있어야 여행이라고 느끼는 사람이다.

INTJ의 긴장은 여행지에서 잠시 휴전을 선포한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종종 충돌했다.

그리고 지금은 아내는 조금 느슨해졌고,

나는 조금 부지런해졌다.

그 사이에서 어떤 날은 밀도 있게,

어떤 날은 깊이 있게 여행을 느낀다.


지금도 출발 시간을 두고 신경전은 계속된다.

“내일 8시 17분 출발하자.”

“그거… 8시 20분 어때?”

“…그럼 8시 19분으로 하자.”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은 오늘도 조율 중입니다.


우리의 첫 번째 여행이자 신혼여행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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