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아내의 알람] 엔니오 모리꼬네의 닭

당신의 닭은 잠시 쉬고 있을 뿐이야

by 뉴잼 NEW JAM

매일 아침, 우리 집에는 두 개의 알람이 울린다.

하나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Playing Love’

(피아니스트의 전설 OST),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닭’ 울음소리다.

말 그대로, 진짜 닭 소리다.


나는 음악이 흐르면

스멀스멀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한다.

하루의 리듬을 맞추는 의식 같은 순간이다.

그러다 보면 닭 한 마리가 힘차게 아침을 알린다.


꼬끼오!!, 꼬끼오!!, 꼬끼오!!

닭은 한 번 울고 사라지지 않는다.

닭은 1분 간격으로, 무한히 부활한다.

마치 반복해서 맞이하는 부활절이랄까.


흥미로운 건,

엔니오 모리코네의 피아노 위로 난입한 닭의 ‘피처링’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잔잔한 음악 선율 사이로 닭이 꼬끼오~ 하는 소리,

질서와 혼돈, 클래식과 아침의 탄생이 하나로 뒤섞이는 하모니.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 힘든 몸을 깨우기 위해,

직장이 멀어 일찍 일어나야 하는 그녀가 만들어낸,

그녀만의 생존 방식.

그 몸부림이 바로 아내의 알람이었다.


그 생존을 위한 알람은 한 달 전,

그녀의 퇴사와 함께 멈췄다.

매일 아침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이제 방해 없이 끝까지 흐르지만,

이상하게 허전하다.


요즘 그녀는, 자신 있게 내디딘 걸음 끝에서

예상했지만, 현실로 다가온 두려움과 마주하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닭에게 전하고 싶다.


그동안 정말 수고했고,

지금 이 시간이,

다시 노래하기 위한 숨 고르기일 뿐이라고.


매일 아침을 기대하게 만드는 일터로 가기 위해,

닭이 다시 힘차게 울어대는 아침을 기대하며,


우리 아내, 아자!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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