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아내의 음악] 비운의 피아니스트

행운의 피아니스트

by 뉴잼 NEW JAM

장모님 말씀에 따르면,

옛날 옛적 아내가 어렸을 적,

아내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를

멜로디언으로 따라 치고 다녔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발랄한 절대음감 소녀’였다고.


그래서 나는 가끔,

우연히 들었던 음악을 귀로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던 어린 아내를 상상하며,

혼자 피식 웃곤 한다.


아내는 자라서도 피아노를 계속 쳤지만

음악을 전공으로 삼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클래식 작곡가를 꿈꾸며 예술대학 진학을 준비했지만

결국 인문계로 방향을 틀었다고.


이유를 물어보니,

“연습을 너무 안 해서

선생님이 그만두는 게 좋다고 하셨어.”

참, 내 아내다운 이유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미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는지

직장을 다니면서도 틈틈이 곡을 만들었고,

최근 퇴사 이유도

“음악을 좀 더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가 포함되어 있다.


아내의 인생에는 언제나

‘비운의 피아니스트’라는 부제가 따라다니는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아내는 옆에서 나를 위한 BGM을 연주해주고 있다.


그녀의 자유로운 멜로디가 참 좋다.

아내가 담아 온 음악이

더 많은 사람에게 들릴 날이 오면 좋겠다.


그리고 여보,

그래도 연습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ㅎㅎ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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