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으로 충분하다
아내와 나는 다르다.
그래서 계속 알아가는 중이다.
처음엔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문제에는 답이 있고,
감정에는 원인이 있으며,
관계에는 구조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결혼이라는 낯선 모험을
분석하고 정리하려 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결혼은 수식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당황하고, 종종 참견한다.
최근, 한 문장에서
부부관계의 작은 실마리를 찾은 것만 같다.
“원칙은 큰일에나 적용할 것,
작은 일엔 연민이면 충분하다.”
— 알베르 까뮈
사소한 의견 충돌,
엇갈린 감정,
다른 생활 리듬.
그 작은 일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그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이 부딪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여전히 다르다.
나는 지도를 좋아하고,
그녀는 길을 만들며 걷는다.
우리는 가끔 다투고,
다시 화해하고, 또 웃을 것이다.
우리는,
연민으로 충분하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