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평일 낮에 전시회 가기

Miles to Go

by 뉴잼 NEW JAM

많은 예술가들은

영감보다 꾸준한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나는 한때 영감만 찾으러 다녔다.

여행을 가고,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등 수많은 공연을 보고,

영화, 책,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찾아다녔다.

유튜브도 그 일환으로 많이 보았는데,

지금은 그저 중독일 뿐이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물론 영감을 찾는 과정에서도

간혹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그보다 일단 앉아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을.

그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가끔은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

꼭 영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람도 쐬고 리프레시도 할 겸.

회사 다닐 때는 늘 주말에 가서

작품보다 사람 구경을 더 많이 하곤 했는데,

이번엔 여유 있는 평일 낮에 전시를 찾아가 보았다.


요시고의 사진전 'MILES TO GO'.

사진전은 작가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세계 여행을 하며 촬영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서울을 촬영한 사진들이

반갑고 재미있었다.

전시 마지막 영상에서 요시고는

서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길을 잃었을 때라고 말한다.

계획하지 않았던 길에 들어선 순간,

서울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고.

낯선 대상에 천천히 다가가

이를 흥미롭게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비슷한 장소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해 낸 점도 놀라웠다.

모래 위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각각 위, 옆, 뒤에서 촬영을 했는데,

인물의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저마다 다른 스토리가 사진 속에 담겨있었다.

나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최근에 카메라를 사기도 했지만,

사람, 음식, 풍경이라는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한 카테고리 안에서는 거의 비슷하게만 촬영한다.


요시고 사진들을 보며,

의외의 대상을 여러 시각으로 바라보며

다양한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시의 제목 MILES TO GO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음을 의미한다.

요시고의 여정이 끝나지 않은 것처럼,

나 역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어쩌면 시작조차 안 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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